버스 내려 집까지…걷기 애매할 땐 '이걸' 타세요

  • 5년 전
◀ 앵커 ▶

버스에서 내려서 회사까지 가는 길, 또 지하철 역에서 집으로 가는 길.

이렇게 마지막 목적지까지, 걷기엔 좀 멀고 차를 타기엔 애매한 마지막 이동 거리를 영어로 '라스트 마일'이라 합니다.

이 라스트 마일을 노린 새로운 이동 수단 시장이 커지면서 완성차 업체 같은 대기업도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재민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상암동 퇴근길.

지하철역으로 걷는 인파 사이로 뭔가를 탄 사람들이 빠르게 지나갑니다.

공유 전기 자전거, 공공 자전거 따릉이, 킥보드까지.

[정다성]
"버스는 아무래도 정류장이 정해져 있다 보니까 그게 좀 번거로운데, 이것 같은 경우는 제가 내릴 수 있는 곳에 세워 놓고…"

네 바퀴 자동차를 만들던 대기업도 이제 두 바퀴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접은 곳을 펴고, 손잡이를 끌어올리자 킥보드로 변합니다.

[현동진/자동차 기업 로보틱스팀장]
"가볍게 손으로 들고 들어가서, 다시 지하철에서 내려서 지하철역에서 여기 사무실까지 얘를 몰고 올 수 있겠죠."

아우디같은 유명한 외국 자동차 회사들도 속속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완성차 기업에서 만든 전동 스쿠터는 앞으로 자동차 내부에 넣어서 충전할 수 있는 형태로 시장에 출시할 계획입니다.

해외 모빌리티 기업들도 한국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공유 킥보드 세계 1위인 미국 기업이 내일 들어오고 독일 업체는 부산, 싱가포르 업체는 서울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성장 가능성이 크고 이용자 정보를 얻을 인프라도 좋기 때문입니다.

[지헌영/킥보드 업체 한국지사장]
"교통 인프라가 얼마 정도 돼 있어야 되고 또 기술, IT 인프라가 얼마 정도 돼야 하고 그리고 이제 나라 자체가 가처분 소득이 있어야…"

1년 전 서울에 1백 대 정도였던 공유 전동 킥보드와 자전거는 이제 1만 대까지 늘었고, 3년 뒤면 20만 대를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 곳 뿐이었던 라스트 마일 업체도 우후죽순 늘어나 스무 곳 가까이 되고, 서비스 지역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김환희/공유 킥보드 업체 매니저]
"강남구에서 처음 시작을 했지만 인접한 구인 서초구나 송파구, 종로나 광화문 쪽도 저희 고려 대상에 있습니다."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는 이렇게 이동 시간과 교통 비용을 줄이고, 친환경 교통 수단으로 온실 가스를 줄이는 장점이 있지만 새로운 문제도 일으킵니다.

헬멧을 쓰지 않는 이용자가 많고, 차 사이로 난폭하게 질주해 사고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카풀이나 승차 공유처럼 기존 산업과 갈등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기 자전거 업체를 인수한 우버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출·퇴근 시간과 낮에 전기자전거 사용량이 늘면서 택시를 타는 비율은 최대 15% 줄었습니다.

[차두원/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굉장히 정밀한 위치까지 움직여 줄 수 있는 그런 시스템으로 진화가 되고 있어서 라스트 마일, 대중 교통, 승차 공유 이런 경계들이 많이 붕괴가 될 것 같아요."

그러나 '편한 길'을 찾는 소비자가 계속 늘고 있어, 업계에서는 전 세계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시장 규모가 지난 2015년 4천억원에서 오는 2030년 2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영상취재 : 이향진·김동세, 영상편집 :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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