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무서운' 가을 장마 제주 강타…침수·고립 속출

  • 5년 전
◀ 앵커 ▶

제주에는 요란한 가을 장마의 영향으로, 시간당 80 밀리미터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습니다.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고 차량이 고립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이소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마을이 온통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집 안마당이 흙탕물로 가득 찼고, 불어난 물은 집 안까지 들어찼습니다.

놀란 주민들은 빗줄기가 가늘어진 틈을 타, 모래주머니를 쌓아 물길을 막습니다.

물이 빠진 주택과 창고에서는 토사를 치우느라 비지땀을 흘립니다.

[오행자/주민]
"퍼부었지, 달달달달 비가 아주… (집 안에) 물이 들어와서 걸레 놓고 카펫도 다 걷었어요."

농경지에도 물이 가득합니다.

싹이 막 나기 시작한 당근 밭은 불어난 빗물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이 지역은 시간당 70mm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이처럼 성인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습니다.

손 쓸 새도 없이 불어난 물에 농민들은 막막하기만 합니다.

[김병수/주민]
"비 온다고 하면 농사 다 망쳐요. 전혀 못 살려요."

제주동부지역에 시간당 최고 86mm의 비가 두 시간 가량 쏟아지면서,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등 일부 지역은 300mm에 가까운 강우량을 기록했습니다.

짧은 시간 좁은 지역에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28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고 차량이 고립되는 사고도 속출해 운전자 5명이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이영철/제주지방기상청 예보관]
"고온 다습한 기류가 유입되면서 한라산을 경계로 동부 지역으로 수렴이 되면서 일부 국지 지역으로 급격히 비구름대가 발달하면서…"

가을장마가 지속되면서 이번주 내내 제주에 잦은비가 예보된 가운데, 주 후반 제13호 태풍 링링도 제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소현입니다.

(영상취재 : 양윤택(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