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 자산' 매각 신청…日 "우려한다"

  • 5년 전

◀ 앵커 ▶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전범기업 미쓰비시의 한국 내 자산을 매각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했습니다.

미쓰비시가 여덟 달 동안 배상 이행을 거부하자 강제 집행 절차에 나선 겁니다.

송정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1월 대법원은 양금덕 할머니를 비롯한 강제 징용 피해자와 유족 5명에게 미쓰비시가 모두 5억여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이후 피해자와 유족들은 미쓰비시를 상대로 교섭에 나서라고 세 차례나 요청했지만, 미쓰비시는 8개월 넘도록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피해자들은 미쓰비시가 국내에 출원한 특허권 6건과 상표권 2건 등 모두 8억 4백만원 어치에 해당하는 한국 내 자산을 매각해 배상을 집행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했습니다.

[양금덕/강제 징용 피해자]
"우리 노인들 죽기만 바라는 것 같이 생각됩니다. 나는 91살이나 돼 가지고 이제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모르는데…"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해 배상하지 않고 있는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 매각 절차는 신일본제철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미쓰비시의 지적 재산권이 실제로 매각되려면 6개월은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의 의견을 듣는 과정과 감정절차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민 단체들은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트집 잡아 경제 보복 조치를 하고 있는 일본의 행태는 도둑이 매를 드는 격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이국언/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 시민모임 공동대표]
"악수하기 위해서 손을 건넨 것인데 이번 경제 침략은 뺨을 친 것입니다."

미쓰비시의 국내 재산 매각 절차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우려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정례브리핑에서 "일본기업 자산 현금화 움직임이 계속돼 우려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로서는 한국 정부에 대응하라고 요구하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송정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