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바생에게 시급 1만원 주는 이유 (feat. 멋진 사장님)

  • 5년 전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당시 공약인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을 이미 실현하고 있는 고용주들이 있다.

마포구 망원동 ‘비 온 뒤 숲 속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장영옥(56)씨와 스테이크 푸드 트럭 ‘Steak Out’ 대표 백상훈(24) 씨다.

장영옥씨는 지난 3일 지역 주민 커뮤니티에 ‘시급 1만원’ 구인 공고를 올려 화제가 됐다. “촛불의 주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새 정부를 어떻게 도울지 고민했는데 ‘시급 1만원’ 공약 발표를 듣고 ‘아, 그러면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약국의 새로 온 아르바이트 근로자는 3개월 수습 기간을 거친 후 오는 9월부터 시급 1만원을 적용한 급여를 받을 예정이다.

제도적 보완책이 없는 현재로서는 아르바이트 근로자의 시급을 올리면 고용주의 수익이 줄어든다. 실제로 두 사람 모두 본인들의 수익을 줄여 인건비를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 백상훈씨는 “저희는 푸드 트럭이라서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라 (시급 1만원을) 할 수 있었지만 제가 가져가는 수익을 줄이긴 한다”고 털어놓았다. 장영옥씨는 “대기업은 사업자 대출이 쉽고 카드 수수료가 낮은 반면, 영세한 자영업자는 대출도 어렵고 수수료도 높다”며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시급 1만원’을 앞장 서서 실현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5월부터 약 1년 넘게 아르바이트 근로자들에게 시급 1만원을 지급하고 있는 백씨의 경우 대학 시절의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 “대학생이었을 때, 주변 친구들이나 저나 일에 대한 보상을 확실히 못 받을 때가 많아서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었거든요. (인건비가)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인데 같이 행복하게 일하면 좋은 것 같아요.”

장영옥씨는 “오물 한 가운데 있는 꽃밭에 나 혼자 서있다고 아름다울 순 없다”며 “있는 사람들은 더 벌고, 없는 사람들은 더욱 어려워지는 불평등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려운 결단을 내린 멋진 사장님들의 목소리를 영상으로 확인해보자.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