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속에서 그야말로 소름을 돋게했던 악역들 기억하시나요.
그런데 얼마전 이 악역들과 관련된 범죄조직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실마리는 조그만 택배상자였습니다.
지난해 9월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죠.
경찰에 신고 한통이 접수됩니다.
서울로 배달해 달라고 온 택배상자가 수상하단 겁니다.
상자가 서울로 오는 동안 경찰은 터미널에 잠복합니다.
그리고 상자를 찾아간 20대 여성이 먼저 경찰에 붙잡힙니다.
상자 속에서 나온 건 보이스피싱에 사용할 대포통장과 카드.
그리고 경찰의 추궁에 여성은 서울의 한 동네 이름을 말합니다.
[경찰 관계자]
"오류동. 얘 말로는 합숙소에요. 가출한 애들이 실명을 안 쓰고 영화 도시 뭐 범죄 이런 데 나오는 장첸, 위성락, 이런 그 영화 캐릭터 인물을 자기들끼리 이렇게 쓰고 있는 거에요."
20대 가출 청년 범죄 조직 '오류동 4인방'의 SNS 대화창인데요.
메신저 사진이나 이름 모두 장첸, 위성락, 서영락 이렇게 영화 속 악역들로 되어있죠.
보이스피싱이 주 범죄였지만, 마약 운반, 청부 폭행 등의 범죄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특히 경찰에 붙잡힐 때를 대비한 암호도 비밀 정해뒀는데, 바로 김밥입니다.
[경찰 관계자]
"(전화로) 김밥을 못 먹었다하면 경찰에 잡혔다는 뜻. 사전에 모의를 한 거죠"
그리고 무엇보다 이들이 벌인 무서운 범죄가 하나 있었습니다.
[경찰 관계자]
"가출한 애들, 재워주세요 이런 애들 있잖아요. 그런 애들을 이쪽으로 유인했던 정황은 있어요"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어린 10대 가출 청소년들을 유인해 범행 심부름을 시키려 한 겁니다.
수사과정에서 이들이 운영한 범죄 합숙소가 영등포에서도 발견됐는데요.
이곳에선 실제 10대 소녀 한 명이 이들의 지시를 받고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했다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꼬임을 당한 가출 청소년들, 몰랐다 해서 처벌을 면하는 건 아닙니다.
이 문서를 잘 봐주시기 바랍니다.
금융감독원이나 검찰이라고 적힌 문서입니다.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누군가 이 서류에 사인을 받아오라 한다면, 거의 100% 보이스피싱이고, 범죄의 공범이 된다라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경찰은 시작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은 만큼 애초 발을 담그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서영락, 장쳰, 위성락 그리고 20대 여성.
'오류동 4인방'은 경찰에 붙잡혀 현재 재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건파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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