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따로, 직원 따로…겉도는 미세먼지 대책

  • 5년 전

◀ 앵커 ▶

최악의 미세먼지에 지자체마다 대책을 내놨는데요.

특히, 박원순 시장이 전기차를 타고 출근한 서울시는 무려 6가지 대책을 발표했지만, 저희 취재진이 확인해본 결과 실망스러웠습니다.

양소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사상 처음으로 사흘 연속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예고된 그젯밤.

서울시는 기자들에게 6개의 대책을 시행한다며 취재 협조 문서를 보냈습니다.

그중 하나인 자동차 공회전 단속 현장.

어제 오전 10시부터 단속을 한다고 했는데, 서울시는 갑자기 오후 1시로 일정을 미뤘습니다.

배출가스를 측정하는 열화상 카메라를 충전 안 해놨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단속 공무원]
"(열화상 카메라는 왜 미리 충전을 안 하시고?) 어저께부터 저희가 비상이 걸려가지고요."

어저께부터 저희가 비상이 걸려가지고요.

오후 1시, 취재진 앞에서 시청 단속반이 공회전 단속 시범을 보입니다.

기자들 앞에서 30분 남짓, 10대 정도의 차를 단속한 시청공무원들.

기자들이 철수하자 곧바로 주변 커피숍으로 향합니다.

삼 십분 정도 커피숍에 머문 뒤, 더 이상 단속을 하지 않고 시청으로 돌아갑니다.

왜 그랬냐고 물었습니다.

[단속 공무원]
"(언제까지 하셨어요?) 저희가 3시 반까지 했습니다."

다 지켜 봤다고 그랬더니 그제서야 실토합니다.

[단속 공무원]
"(시청 별관으로 들어가신 게 3시였어요.) 3시까지 들어갔습니다. 시계를 안 봤기 때문에요. 사회복무요원이 아파서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어제 전기차를 타고 출근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동안 미세먼지 대책이 논란이 될 때마다 '늑장 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고 말해 왔습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