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히 사라진 '가스 누출 탐지기' 어디에?

  • 5년 전

◀ 앵커 ▶

한 보일러 회사가 아파트 입주자 모르게 가스 누출 탐지기를 몰래 없앴습니다.

가스 안전점검을 한다면서 안전 장비를 떼간 건데, 어떻게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 지 한태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17년에 신축한 경북 영천의 아파트 단지입니다.

집마다 설치한 보일러의 가스 누출 탐지기 자리에 탐지기가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한 달여 동안 이 보일러 생산업체가 안전점검과 부품 교체를 한 뒤 벌어진 일입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두 달 전 이상을 발견한 뒤에야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박희인/아파트 관리사무소 소장]
"보일러(업체)에서 점검하고 간 집들이 공통으로 (가스 누출 탐지기가) 다 빠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입주자 대표께 보고를 드렸고…"

아파트 측이 전체 1천100여 가구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가스 누설 탐지기를 제거한 가구 수는 75%인 850여 가구에 이릅니다.

주민들은 업체가 주민들 몰래 안전장치를 제거한 사실에 분통을 터트립니다.

[권오영/아파트 입주자 대표]
"전체 안전점검을 해 준다고 해 놓고 안전장비를 떼 간 사건이거든요. 그거에 대해서 업체 측에서는 안전장비에 문제가 있었다면 문제를 주민들한테, 소비자한테 분명히 고지를 하고 그거를 고쳤어야 하는데, 이렇게 말하면 사기라고 봐야 하는 부분이 있죠."

보일러 생산업체는 가스 누출 탐지기에 불량품이 많아 직원이 탐지기를 제거해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보일러 생산업체]
"그때 납품됐던 것이 불량이니까 그것을 빼고 정상품으로 다시 해드리려고 했는데 일단 뺀 것에 대해서는 잘못했으니까 사과를 드린 거죠."

입주민들은 조만간 주민총회를 열고 보일러 생산업체를 상대로 형사고발을 할지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한태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