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 농성' 생명줄 끊어졌다…무기한 단식 돌입

  • 5년 전

◀ 앵커 ▶

75m 높이 굴뚝에서 423일째 농성 중인 파인텍 노동자 2명이 물과 소금까지 끊는 단식을 시작했습니다.

네 차례나 결렬된 노사간 교섭마저 풀릴 기미가 없어, 상황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조희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75m 높이 굴뚝 아래 놓인 도시락 가방이 주인을 잃었습니다.

초장기 고공 농성 중인 파인텍 노동자 홍기탁*박준호씨가 하루 두 차례 받는 식사를 거부한 겁니다.

[김경자/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단식 안했으면 좋겠어요. 진짜. 부탁드려요."

노조와 시민단체는 '사측의 무책임한 태도가 노동자들을 극단의 위험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차광호/금속노조 파인텍지회장]
"두 동지가 곡기를 끊을 수밖에 없는 건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것. (사측 대표가) 교섭에 나와서 한다는 얘기가 자기가 책임 없다고 합니다."

해고자 5명의 복직을 놓고 대립하던 파인텍 노사는 지난달 말부터 겨우 테이블에 앉아 네 차례 교섭했지만 타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습니다.

노조는 모기업의 직접고용 대신 자회사인 파인텍을 통한 복직으로 당초 요구에서 한발 물러섰습니다.

다만 회사가 경영 악화를 빌미로 파인텍을 아예 폐업시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모기업인 스타플렉스의 고용 승계와 김세권 대표의 합의서 서명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사측은 스타플렉스의 대표이사인 김 대표가 자회사의 경영 사안에 직접 개입할 순 없다고 맞섭니다.

최근의 노사 교섭도 정치권과 언론에 떠밀려 마지 못해 임했다고 합니다.

[강민표/스타플렉스 전무(파인텍 대표)]
"매스컴에서도 난리고 (교섭) 나오라 그러고 종교단체에서도 막 독촉을 하니까 (노조 입장을) 들어보자고 한 게…"

노사간 불신이 극심한 상황에서 한겨울 고공 단식 농성까지, 파인텍 사태가 끝내 파국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