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끊은 콜센터 직원, 산재 인정

  • 5년 전

◀ 앵커 ▶

실적 압박과 고객 갑질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LG 유플러스 고객센터 상담사에게 산업재해가 인정됐습니다.

당시 회사가 어려운 처지에 상담사를 보호하지 않고 몰아세우기만 했다는 게 산재 판단의 근거였습니다.

한범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LG 유플러스 전주 고객센터입니다.

지난해 전북 전주의 한 특성화고 졸업을 앞둔 홍 모 양이 이 센터로 현장 실습을 나갔다가 실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끊었습니다.

지난 2014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상담사 30살 이 모 씨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유서에는 회사에서 겪은 부당한 일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실적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회사로부터 수시로 초과근무를 강요당했고, 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故 이 모 씨 유가족 (2014년 당시)]
"대한민국에서 알아주는 회사니까, 참 좋은 회사 취직했다고 우리 아들 자랑도 많이 했고...나는 우리 아들이 이런 고통받는 줄은 모르고..."

이 씨는 숨지기 전 쓴 일기에서는 악성 민원으로 인한 고통을 토로하며 '내 편이 없다, 너무 외롭다', '치욕적이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이 씨가 평소 감정조절에 취약했다며 책임을 피했고, 유가족은 산업재해를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4년 만에 근로복지공단은 이 씨의 죽음이 업무와 관련성이 있다며 유가족의 편을 들어줬습니다.

회사가 무리한 고객 요구에 고통받는 상담사를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갔다는 것입니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
"재입사를 했을 때도 다른 업무로 배치된 게 아니라, 그 업무를 다시 이 분이 맡게 됐어요. 정신병적 스트레스가 훨씬 더 이전보다 높아진다고 (소견이 나왔습니다.)"

고객센터 측은 아직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며 답변을 미뤘습니다.

MBC뉴스 한범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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