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가 갉아 먹었나?'…'오리무중' KT 화재 원인

  • 6년 전

◀ 앵커 ▶

사상 초유의 통신마비 사태를 부른 KT 통신구 화재 원인은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관계기관의 합동감식이 진행됐지만 불이 어디서 시작됐는지도 파악이 안 되는데요.

화재 원인을 밝힐 수는 있는 건지 남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화재 현장을 찾은 감식반이 곳곳에 붙인 노란색 태그.

불이 난 원인으로 의심되는 증거물들에 붙이는 표식들입니다.

환풍기에서부터 각종 전선까지.

조금이라도 실마리가 될 만한 증거물들은 모두 수집해 분석하고 있지만, 원인은 닷새째 오리무중입니다.

통신구 내부에 CCTV가 없다보니 화재 당시 상황을 알 길이 없고, 유독가스 탓에 소방대원들도 출동 초기 지하로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그 사이 지하 통신구는 모두 타버려 화재 원인을 드러낼 만한 단서를 찾기도 어려워졌습니다.

감식반의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발화 시작점도 제대로 유추가 안되고 있다. 발화 요인이 전혀 없다."고 전했습니다.

불이 시작된 곳을 알아야 화재 원인을 밝힐 수 있는데, 발화점을 확정할 가능성 자체가 희박해진 겁니다.

이런 경우 화재 원인은 미궁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창우 소방방재학과 교수]
"높죠. 내부가 전체 가연물들이 다 탔거든요. 원인을 못밝힌다는 측면에서 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하는거죠."

전문가들은 광케이블인 통신선의 경우 전기가 흐르지 않아, 합선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합니다.

그나마 통신구 내에서 화재를 일으킬 만한 전류가 흐르는 부분은 환풍기나 조명 등에 연결된 전선 정도입니다.

일각에선 쥐가 통신구 안으로 들어가 문제를 일으켰을 수 있다는 추정까지 나올 만큼, 감식 작업은 안갯속을 헤매고 있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