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현장] 우리 시장은 '검정 비닐봉투' 없습니다

  • 6년 전

◀ 앵커 ▶

전통시장에서 장을 다 보고 나면 여러 개의 비닐봉투가 손에 들려있죠?

이런 풍경을 없애려고 팔을 걷어붙인 전통시장들이 있습니다.

고객들에게 장바구니를 나누어주고 사례까지 해주며 비닐봉투를 없애려는 시장을 고하연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사과를 사고 튀김을 구입한 다음 옷도 한 벌 마련합니다.

산 물건은 비닐봉투 대신 현수막을 재활용해 만든 장바구니에 담깁니다.

손님이 갖고 온 게 아니라 이 시장에서 제공한 장바구니입니다.

[김미숙/장바구니 이용 고객]
"까만 봉투 가져가면 다 버리잖아요. 그것도 쓰레기고. 근데 이것은 또 씻어서 또 쓸 수 있잖아요. 그래서 너무 좋아요."

서울 금천구 남문시장의 비닐봉투 안 쓰기 운동엔 시장 점포 120곳이 모두 참여하고 있습니다.

[윤석남/남문시장 여성상인회장]
"검정 봉투가 좋지도 않으면서 우리들한테는 또 돈 주고 사야 되는 것이고, 그런데 바구니를 줌으로써 검정 봉투가 덜 나가고…"

정부 지원을 받아 장바구니 1만 개를 준비하고 지난 7월 시작했는데 몇 달이 지난 지금은 준비한 장바구니가 거의 동 날 정도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윤양현/남문시장 이사]
"고객들이 들고 다니는 것 보면은요 이 바구니 들고 다니는 것 보면 마음이 너무 뿌듯하고 기뻐요."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선 주민과 상인이 힘을 합쳤습니다.

[고금숙/'알맹 망원시장' 매니저]
"가게마다 검정 비닐봉투를 너무 주는 거예요. 시장에서도 장바구니를 언제든 원할 때마다 빌려줘서 쓰레기를 줄이는 장보기를 하면 좋겠다…"

동네 주민 3명이 온라인 홍보를 통해 전국에서 안 쓰는 에코백을 지원받고 참여하는 가게들은 이 에코백을 장바구니로 빌려주고 있습니다.

"이건 어디에 담아 주시는 건가요?"

[임정순/망원시장 상인]
"이게 대여가 돼요. 보증금 500원을 내면. 가지고 가셨다가 가지고 오시면 돌려 드려요."

장바구니나 밀폐용기를 직접 갖고 와 장을 보는 고객에게는 시장 안 상점과 마포구 내의 참여 업소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병뚜껑 동전, '모아'도 줍니다.

직접 시장을 돌며 체험해봤습니다.

떡집과 과자, 채소, 반찬 가게를 거친 다음 마지막 생선가게에서 앞서 받은 모아를 냈더니 4백 원을 아낄 수 있었습니다.

이 시장의 이용객은 하루 평균 만 명 정도라고 하는데요.

한 사람당 한 장의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아도 하루 만장의 비닐봉투를 줄일 수 있습니다.

비닐봉투에 익숙한 손님 설득하랴 장바구니 보증금 받고 대여하랴, 장사하기도 바쁠 텐데 굳이 번거로운 일을 자처한 이유를 물었습니다.

[박미자/망원시장 상인]
"사실은 부담 있어요. 바쁜데 이걸 챙겨줘야 되고 그런 거는 사실은 있는데 시장에서 장사하면서 또 시장을 위하면 그 정도는 또 해줘야지 시장이 더 커지지 않을까…"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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