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대신 임대주택"…용산 개발 논란에 주민 반발

  • 6년 전

◀ 앵커 ▶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의 신규 아파트 건설을 추진 중인 가운데 최근 용산 미군기지 부지에 임대 주택을 건설하자는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했는데요.

대규모 녹지공원을 기대했던 용산주민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박윤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복판에 있는 용산 미군기지 부지.

미군기지가 빠지면서 우리에게 돌아오는 땅은 243만 제곱미터로 여의도 전체 면적과 맞먹는 거대한 도심 공원으로 탈바꿈할 예정입니다.

국가공원으로 결정된 바로 이 땅에 공원 대신 대규모 임대주택을 짓자는 청와대 청원이 일주일 새 2백 건 넘게 올라왔습니다.

'영구임대주택으로 5만 호를 지으면 서울 집값을 잡을 수 있다'거나,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말고 용산공원에 임대주택을 지어달라' 같은 요구가 대부분입니다.

자고 나면 또 오르는 서울 집값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무주택자, 평생 벌어도 내 집 마련을 못할 것 같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박세원]
"아무래도 교통편도 편하고, 이곳저곳 다니기가 쉬우니까…그런 측면에서는 굉장히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뉴욕의 센트럴파크 같은 공원을 기대해왔던 인근 주민들은 국민청원이 알려지자, 불만스런 글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박준길/용산구민]
"굳이 용산, 우리 시민들이 있는 공원에다가 (임대아파트를) 지어야 할 이유는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수요자가 있는 곳에 공급을 늘려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정책 기조와 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입지라는 장점이 맞물리면서, 130여 년 만에 되찾은 용산 미군기지 부지는 새로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윤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