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현장] 무단 투기와의 전쟁…'쓰레기 주인을 찾아라!'

  • 6년 전

◀ 앵커 ▶

쓰레기 실명제, 쓰레기 과태료, 경기도 포천시가 쓰레기 주인 찾기에 나섰습니다.

밀려드는 쓰레기를 더는 감당하지 못해 궁여지책을 찾아낸 거라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김수산 리포터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포천시의 환경자원센터 주차장.

차 대신 불룩하게 찬 까만 비닐 등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양원종/포천시청 청소자원과]
"선별장이 포화상태가 되니까 처리하지는 못하고 작업 차량도 들어가야 되고 하는 상태에서 저희가 시내에는 적체해 놓을 수도 없고 한 상태에서…저희가 주차장까지 해서…"

올해 초 쓰레기 대란 이후 포천시가 재활용 쓰레기를 직접 수거해 왔는데 쓰레기를 처리할 공간은 충분하지 못해 이 상황이 된 겁니다.

[전병숙/재활용 쓰레기 선별원]
"올해부터 이렇게 많이 늘었어요, 너무 많이 그냥. 그래서 감당을 못할 정도로 너무 많이 늘어가지고 다 힘들어요 다. 너무 음식물도 그냥 담은 채로 그냥 버리고…"

반입된 재활용 쓰레기 중 실제로 재활용을 하는 건 40%고 나머지는 태워버립니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얼마 전 소각로까지 고장 났습니다.

[이경섭/포천시 자원회수시설 운영소장]
"이물질의 끼임이 발생해가지고 가동이 중단된 거죠. 월 한 2천 톤 정도 들어오던 게 사실 올 초에 월 2천3백 톤, 2천5백 톤 들어오다 보니까 우리가 저장공간이 꽉 차가지고…"

[인근 주민]
"냄새 나고 여기 엉망진창이고 이거 뭐 하는 거냐고 짜증 난다니까…"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시청 공무원들이 쓰레기 주인 찾기에 나섰습니다.

종량제 봉투를 쓰지 않거나 음식물, 일반 쓰레기, 재활용품을 구분하지 않고 한 봉투에 넣어 버린 사람을 찾아내자는 겁니다.

봉투를 일일이 뜯어 단서를 찾아

"전기세(고지서) 아냐? 포천시 원앙로…"

주소지를 방문해 같은 사람인지 확인하고

"계세요? 안 계시나 봐요."

[이재신/포천시청 청소자원과]
"확인서를 받고 과태료 처분을 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에는 추후에 공문을 보내거나 방문을 요청하죠."

수시로 전화도 겁니다.

(종량제 봉투를 사용 안 하고 일반 봉투를 사용한 게 있어가지고 현장에 왔고요. (과태료)금액은 20만 원이에요.)
"네 알겠습니다."

뒤지다 보면 100킬로미터 넘게 떨어진 지역에서 원정 투기를 한 경우도 발견됩니다.

"이건 오산에서 갖다 버린 거네."

전국에서 처음으로 '쓰레기 배출 표기제'도 도입했습니다.

쓰레기 봉투에 버리는 사람의 이름과 주소, 휴대전화번호가 담긴 QR코드 스티커를 붙이는 '쓰레기 실명제'입니다.

[박덕준/'쓰레기 배출 표기제' 참여]
"쓰레기도 처리 비용이 엄청 많이 들잖아요. 근데 이거(분류배출) 잘해놓으면 이게 돈으로 되니까…"

이렇게 주민들이 QR코드를 붙여 배출한 쓰레기봉투를 일일이 확인해 수거해 가는데요.

쓰레기 배출이 제대로 안 된 경우, 해당 주민에게 연락해 쓰레기 수거를 거부하는 등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김홍식/'쓰레기 배출 표기제' 단속반]
"배출 장소에 왔더니 (가게가) 오늘 정기 휴일이라 다음날 와서 저희가 또 계도를 하고 홍보를 할 겁니다."

최근 폭우에 쓸려 내려온 쓰레기가 하천까지 오염시키면서 포천시의 무단 투기와의 결전 의지는 더 강해졌습니다.

[양영언/포천시청 청소자원과]
"끝까지 추적해서 투기에 대해서는 다시는 하지 못하게 저희가 발본색원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