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련의 현장칼럼]전기요금 누진제

  • 6년 전


너무 덥다보니 이런 장면 상상하는 걸로 무더위를 견뎌내는 분들 계실 겁니다.

조선시대 우리 선조들도 여름 더위를 개울에 발을 담그고, 느릿한 부채 사위로 더위를 이겨냈었지요.

하지만 왕실에선 옛 지도에 표시된 것처럼 동빙고 서빙고에 쟁여둔 한강 얼음으로 여름을 나곤 했습니다.

요즘 재연한 것이지만 이런 식으로 한강의 얼음을 썰어냈겠지요.

우리는 1980년대 초반만 해도 이렇게 얼음을 배달받아 더위를 쫒기도했습니다.

하지만 기상관측 이래 낮 최고기온을 갈아치우는 요즘 부채와 개울, 동빙고와 서빙고를 대체하는 것은 에어컨입니다. 에어컨은 생존을 위한 필수품이 되었죠.

문제는 전기요금입니다.무더위가 국가가 개입할 재난으로 여기게 된 마당에 여름철 전기에 붙는 누진요금은 새롭게 따져봐야 합니다.

에너지 절약의 이름으로 1974년 도입된 전기요금 누진제는 산업용과 상업용은 놔두고 사용량이 13%에 불과한 주택용 전력에만 적용됐습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커피숍과 거리의 상점들은 문을 열고 냉방할 정도로 전기가 값싼 소모품처럼 돼 버렸습니다.

오늘부터 7월중에 쓴 전기고지서가 집집마다 날아들고 있습니다. 정부는 때맞춰 이번 주에 올 여름 전기요금 인하방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7,8월 전기요금 손보기로는 부족합니다.

더 큰 틀의 국가에너지 전략에 맞춘 새틀짜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여름밤 삼경에 더위로 답답해도 나는 초가을 기분 맘껏 낸다오.

옛 선비는 이렇게 마음으로 더위를 달랬지만, 우리가 이런 정신을 이어받기엔 지금 지구는 너무 뜨거워졌습니다.

그래픽 디자이너 : 이수정
연출 : 황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