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성소수자 부모모임

  • 6년 전

◀ 앵커 ▶

지금 반대 집회에서도 본 것처럼 우리 사회는 성소수자에 대한 반대, 사실 찬반을 따질 그럴 문제는 아닙니다만, 어쨌든 그런 반대가 여전히 있습니다.

오늘(14일) 행사에 참여한 성소수자 부모들을 저희 기자가 만났습니다.

그들의 목소리를 한 번 들어보시죠.

전예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알록달록한 팻말을 든 5-60대 여성들이 축제 참가자를 한 명 한 명 안아줍니다.

"사랑합니다."

한 성소수자는 안기자마자 왈칵 울음을 터뜨립니다.

[김00/성소수자]
"이게 밝혀진다면 정말 가족하고 연 끊는 사람도 많아요. 저도 왈칵했어요."

퀴어 축제에서 프리허그를 해주고 있는 이들은 성소수자 자녀를 가진 부모들입니다.

자기 아이를 이해하려고 같은 처지의 부모들과 만나기 시작해, 4년 전부터 함께 축제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김진이/성소수자 어머니]
"가장 걱정은 아이가 사회에서 인식이 좋지 않은데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해서 우리 아이보다 더 큰 아이를 둔 어머니를 만나고 싶었던 거예요.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

부모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건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편견과 혐오에서 자식을 지켜내야겠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비비안(가명)/성소수자 어머니]
"사실 아들이 커밍아웃하기 전까지 무지한 상태죠. 무지와 무관심.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고 또 사실 주위에 없기 때문에 알 수도 없었고."

아이들이 커밍아웃을 하고 세상 밖으로 나온 뒤, 부모의 삶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게이 아들이 커밍아웃을 한 것을 계기로 평범했던 부부는 인권활동가로 변신했고,

[비비안(가명)/성소수자 어머니]
"우리가 막아주고 앞장서서 돌진할 테니 사회를 바꿀 테니 너희는 절대 삶을 포기하지 말고 잘 버텨달라고…"

딸의 커밍아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어머니는 이제 딸의 손을 꼭 붙잡고 축제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박00/성소수자·권명보/성소수자 어머니]
"우리 사회에 우리 아이뿐만 아니라 여러 소수자분들이 많이 계시더라고요. 그런 분들을 다시 한번 눈여겨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성소수자는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일 뿐이라고 말하는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그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전숙경/성소수자 어머니]
"특별대우를 바라는 게 아니잖아요. 인권이나 이런 게 피자 조각 나누듯 이 사람한테 부여한다고 다른 사람한테 없어지는 게 아니니까."

MBC뉴스 전예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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