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현장] 매일 버스 타고 10km…"유치원이 없어요"

  • 6년 전

◀ 앵커 ▶

투데이 현장입니다.

집 근처에 유치원이 없어서 너댓 살 원생들이 매일 아침 버스를 타고 10킬로미터를 달려 등원을 해야 하는 곳이 있습니다.

김수산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작년 입주가 시작돼 1만 명 넘게 전입을 마친 경기도 시흥의 목감 택지지구.

서울 금천구와 구로구, 경기도 광명, 안산과 인접해 젊은 부부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중개업소 관계자]
"(이 지역 입주민들이) 신혼부부나 아이들 하나 둘, 다 어린애들이에요. 대부분이. 중학생들은 많은 편이 아니에요."

때문에 아침이면 등교하는 초중고생보다, 등원 길에 오르는 유치원생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한데요

너댓 살 아이들이다 보니 매일 아파트 입구까지 원생들을 태우러 오는 유치원 버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이 지역 차량이 아닙니다.

[주민]
"여기 근처에 유치원이 없어서 근처(안양, 안산)로 다 보내요 대부분. 너무 멀다고 반대했었는데, 별로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현재 목감지구 내에 있는 유치원생들은 아파트 단지와 가까운 유치원 대신 먼 거리에 있거나 심지어 도시가 다른 유치원으로 등원을 하고 있다는데요.

실제 사정은 어떤지 직접 따라가 보겠습니다.

꽉 막힌 출근길을 뚫느라 차선을 이리저리 옮기고, 교차로 4개를 지나 20여 분을 달린 끝에 6킬로미터 떨어진 유치원에 도착했는데요.

그나마 같은 시흥시내 유치원이 이 정도.

안산에서 원생들을 태우러 올 경우 화물차와 승용차들이 쌩쌩 달리는 왕복 8차선의 수인산업도로를 10킬로미터 달린 뒤에야 아이들을 내려줄 수 있다고 합니다.

[유치원 관계자]
"(저희 유치원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안전이어서, 거기(목감지구)는 한 번 가서 아이들 데리고 한 번에 오는 거예요."

매일 이렇게 등원 전쟁이 벌어지는 건 유치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 택지지구에 단설유치원 1곳, 병설유치원 3곳 등 4곳이 있지만 정원은 4백30명뿐.

하지만 만 3세에서 5세 어린이는 두 배 가까울 것으로 추정된다는데요.

[경기도 시흥교육청 관계자]
"2019년에 입주가 완료가 되니까, 이번 말이나 내년 초 정도 되면 정확하게 인원수가 나올 것 같아요."

교육청이 사립 유치원 신청을 받고 있지만, 아직 입주 중인 택지여선지 사업자도 없어 학부모들만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이형욱]
"내 아이를 7살까지 버스를 태워가면서, 수인산업도로를 태워가면서 올 때 갈 때 마음 졸여야 합니까. 다시 안양, 안산, 광명으로 (이사를) 가야 합니까."

주거비 부담에 수도권 이주 수요는 느는데 교육 여건은 따라잡지 못하면서 학부모들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

유치원과 학교 설립을 서두르는 것과 함께 안전한 통학 대책부터 시급해 보입니다.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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