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놀다가…추경안 졸속 심사 우려

  • 6년 전

◀ 앵커 ▶

정쟁으로 4월과 5월을 허송세월한 국회가 뒤늦게 특검법과 추가경정예산안을 이번 주 금요일(18일)까지 처리하기로 합의했는데요.

한 달을 논 국회의원들이 단 사흘 만에, 추경 예산안 심사를 마치겠다는 일정이어서 졸속 심의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박종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원래 한 달여 전인 4월 9일에 예정돼 있던 국무총리의 추경예산 시정연설이 국회 파행 끝에 오늘(15일)에서야 이뤄졌습니다.

[이낙연/국무총리]
"청년 일자리 대책과 구조조정지역 지원대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추경예산안의 조속한 국회통과가 꼭 필요합니다."

한 달여를 허비한 국회의원들은 벼락치기로 밀린 방학 숙제를 하듯 추경 심사를 하게 됐습니다.

여야가 추경을 오는 18일에 처리하기로 합의한 만큼 심의를 할 수 있는 시간은 단 사흘에 불과합니다.

방대한 예산의 쓰임새를 제대로 심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국회법상 예산안은 소관상임위에서 예비심사를 진행해 국회의장에게 보고하고, 의장이 이를 예결위에 회부하면 이후 종합정책질의 등을 거쳐 본회의에 상정됩니다.

아무리 서둘러도 2주가량은 걸리는 일을 불과 사흘에 처리하기로 한 것은 졸속심의를 선언한 거나 다름없다는 지적입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오늘(15일) 저녁 10개 상임위원장에게 내일 아침 9시 반까지 상임위 심사를 마치라는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사실상 상임위 심사를 그냥 건너뛰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황주홍 의원/민주평화당 예결위]
"예산 심의 역사상 이런 사례가 없었답니다. 국회 스스로 예산 심사권, 심의권을 부정한다고 할까 이런 거고…"

40일 가까운 파행 끝에 불과 사흘간만 추경예산안 심사를 하기로 한 국회의 결정은 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예산안 심의를 정파 간의 다툼보다 분명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어 보입니다.

MBC뉴스 박종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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