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보다]기상천외 대책에도 커지는 ‘비만 양극화’
  • 지난달


[앵커]
"다이어트는 평생 숙제다" 다이어트는 세계인의 공통된 관심사가 된 지 오래입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만병의 근원 비만과의 전쟁이 한창입니다.

세계를보다, 정다은 기자입니다.

[기자]
멕시코의 한 버스 정류장.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합니다.

건강을 위한 운동으로 보이지만 다른 목적도 있습니다.

이 동작을 10번씩 하면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 승차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OECD 국가 중 비만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멕시코가 대중교통 승강장 등에 운동기구를 설치한 겁니다.

'세계 최대 비만국'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운동을 하면 보상을 주는 정책을 내놓은 겁니다.

[에두아르도 리바스 / 운동 프로젝트 관계자]
"사람들이 이렇게라도 운동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스쿼트 운동 기계를 설치하게 됐습니다."

비만 퇴치 움직임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음료 내 설탕 함량 비율에 따라 등급을 나눈 이른바 '영양 등급제'도 도입했고, 당류가 들어간 음식에 세금을 부과하는 나라는 80여 개 국에 이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최근 2022년 기준 세계 비만 인구가 10억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습니다. 

예상 시기였던 2030년보다 8년이나 더 빨리 도달할 정도로 비만 인구는 급증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비만 양극화입니다.

부유한 나라보다 주로 저소득 국가들에서 비만율이 높게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몸에 좋은 유기농 음식보다 비교적 값 싼 고열량의 가공식품을 주로 먹다보니 영양 불균형 상태가 심화되는 겁니다.

[마지드 에자티 /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교수]
"비만 문제가 가장 심한 곳은 선진국이 아닌 중저소득 국가입니다."

소득이 적을수록 비만율이 높게 나타나는 현상은 미국 내에서도 고착화 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비만 양극화 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강재헌 /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만으로) 합병 질환이 많이 생김으로써 경제적인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점점 더 사회적 양극화가 심해지는 요인이 되거든요."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비만 치료제들이 잇달아 쏟아지고 있지만, 비만 해소에는 도움이 돼도 결국, 비싼 약값 때문에 비만 양극화를 더 부추길 것이란 전망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프란체스코 브랑카 / WHO 영양식품안전국장]
"중저소득 국가들의 의료 시스템이 이런 추가 부담을 감당할 여력이 없습니다."

세계비만재단은 2035년까지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우리 돈 약 5220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세계를보다 정다은입니다.

영상편집 : 박형기



정다은 기자 dec@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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