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제주 해안 뒤덮은 ‘중국발 쓰레기’

  • 4개월 전


[앵커]
제주도 해변에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중국어가 적혀있습니다. 

중국에서 떠밀려온 건데, 어떻게 제주 해안을 뒤덮은 건지, 현장카메라 김태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푸른 바다와 새하얀 백사장이 펼쳐진 제주도 바닷가입니다.

그런데 겨울철마다 제주 해안은 밀려오는 해양쓰레기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쓰레기들이 몰려오는 건지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제주 북서쪽에 자리잡은 금능해수욕장, 산책하는 관광객들 주변에 페트병, 비닐 등 온갖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서은주 / 경남 하동군]
"바다가 보고 싶어서 왔는데 쓰레기가 너무 많고… 이렇게 계속 변하는 모습을 봐서 너무 아프고."

바람과 해류를 타고 해안으로 떠밀려온 해양 쓰레기들입니다.

그런데 곳곳에선 중국어 상표가 붙은 쓰레기들이 눈에 띕니다.

얼마나 되는지 직접 수거해 봤습니다.

중국에서 밀려온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들을 모아봤는데요. 해수욕장을 절반도 돌기 전에 커다란 바구니가 꽉 찰 만한 양이 나왔습니다.

해안 갯바위마다 떠밀려온 페트병, 그물, 부표 등이 걸쳐 있습니다.

[정우진 / 부산 기장군]
"이런 것들이 쌓이고 하다 보면 또 해양 생물들이 먹고, 그걸 또 저희가 먹지 않습니까."

폐어구를 뺀 생활쓰레기 상당수가 중국발 쓰레기입니다.

주민들은 치울 엄두조차 못 낼 지경이라고 하소연입니다.

[인근 주민]
"치워도 치워도 한계가 없어요. 끝이 없어요.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 매일 '아, 중국에서 저기(쓰레기) 들어왔네' 그러죠."

[권용의 / 제주 제주시]]
"중국, 다 중국말, 한자잖아요. 거의 다 중국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중국 어선도 많이 오니까 거기서도 많이 버리고요."

여름엔 태평양에서 주로 남동풍이 부는데 요즘 같은 겨울에는 북서풍이 강해지면서 중국에서 제주 쪽으로 바람이 불어옵니다.

바람 방향에 따라 해류도 바뀌면서 중국 연안 쓰레기들이 제주로 밀려오는 겁니다.

북서풍이 불기 시작한 지난해 11월엔 중국 산둥반도에 있던 2백톤급 노후 선박이 전남 신안 가거도까지 떠내려 왔습니다.

중국 선주는 "배를 치울 생각이 없다"고 밝혀 선박은 두 달째 방치된 상태입니다.

[문일주 / 제주대 해양산업경찰학과 교수]
"양자강 쪽에서 우리나라로, 동쪽으로 해류를 타고 들어오는 경우. 그다음에 북서풍 바람을 타고 직접 오는 경우 이렇게 여러 가지…"

제주에서 수거되는 해양쓰레기는 하루에 덤프 트럭 6대 분량, 한해 1만 1천톤이나 됩니다.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되는데 생활쓰레기처럼 제주 내에서 처리할 수 없어 대부분 육지로 옮깁니다.

매년 100억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갑니다.

환경 오염에 막대한 비용까지 제주는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김태우입니다.


김태우 기자 burnkim@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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