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원유 증산하나…'이스라엘 합의' 담보 포석

  • 9개월 전
사우디, 원유 증산하나…'이스라엘 합의' 담보 포석

[앵커]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에 원유 생산을 늘릴 의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가를 낮추기 위한 행보라기 보다는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논의하는 과정에서의 전략이라는 분석입니다.

방주희PD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백악관에 유가가 높다면 내년 초 원유 생산을 늘릴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양국 관리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사우디측은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과 관련한 조치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논의는 유가를 낮추기 위한 장기적인 합의는 아닌 것으로 파악됩니다.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수교를 논의하고 그 대가로 미국과 방위 협정을 맺는 합의를 추진하는데 있어 미국 의회의 호감을 사기 위한 움직임이란 지적입니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공을 들이는 핵심 외교정책 중 하나입니다.

사우디는 그 대가로 미국에 상호방위협정 체결과 원전 건설을 위한 우라늄 농축 허용 등 지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과 함께 이스라엘과 사우디 간 역사적인 평화를 구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평화가 아랍과 이스라엘 분쟁의 종식을 앞당길 것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호방위조약 체결이 미국 의회의 문턱을 통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미국 의회에서는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까슈끄지 암살 의혹 등 인권 문제 등을 놓고 사우디를 신뢰할 만한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는 기류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20명은 최근 백악관에 사우디는 미국의 이익을 훼손하고 인권문제가 발생하는 독재국이라는 비판을 담은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 대한 제재 효과를 키우기 위한 미국의 원유 증산 요청을 묵살해왔던 사우디가 태도를 바꾸면서 미 의회의 마음도 돌릴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연합뉴스TV 방주희입니다. (nanjuhee@yna.co.kr)

#사우디 #이스라엘 #원유 #국제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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