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마리아인"…이념전쟁으로 번진 뉴욕 지하철 헤드록 사건

  • 작년
"착한 사마리아인"…이념전쟁으로 번진 뉴욕 지하철 헤드록 사건

[앵커]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백인 청년이 정신이상이 있는 흑인 노숙인을 제압하려다 숨지게 한 사건을 두고, 현지 여론이 분열되고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보수 대 진보'의 이념 전쟁으로 비화하는 모양샌데요.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백인 남성이 흑인 목에 팔을 걸어 잡아당기자 다른 시민들이 팔과 어깨를 붙잡고 함께 제지합니다.

결국 목숨을 잃은 흑인은 뉴욕 지하철에서 마이클 잭슨을 따라 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노숙인 조던 닐리.

열차 안에서 고성으로 구걸하자, 예비역 해병대원 대니얼 페니가 헤드록을 걸었던 겁니다.

당초 이 영상이 퍼지면서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정신질환자를 상대로 과잉 대응을 했다는 공분이 일었습니다.

경찰이 페니를 몇시간 만에 석방한 것도 '인종차별'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우리를 파괴하려는 (사회) 시스템입니다. 조던 닐리가 살아 있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 시스템입니다."

그러나 페니가 열흘 만에 2급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돼 최대 15년 징역형의 위기에 처하면서 보수 진영의 반격이 본격화됐습니다.

온라인 모금 사이트에는 순식간에 100만 달러가 넘는 성금이 답지했고, 그를 '영웅'이라고 칭찬하는 댓글도 잇따랐습니다.

여기에 공화당 차기 대선주자 중 한명인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까지 '착한 사마리아인'이라며 가세하자 모금액은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페니를 기소한 맨해튼지검장이 진보 진영 후원자 조지 소로스의 돈을 받았다며 '음모론'도 제기했습니다.

보수 성향인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앞으로 다른 사마리아인들이 위험인물이나 범죄 행위를 막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기소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닐리가 승객을 위협, 공격하다 여러 차례 체포된 전력으로 뉴욕시가 예의주시해왔다는 점에서 당국의 관리 실패가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이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연합뉴스 김지선입니다.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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