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8800억 들였는데…학교 공기청정기 먼지 ‘풀풀’

  • 작년


[앵커]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때문에 지난 정부에선 각급 학교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필터를 열어보니 ‘공기청정’은 커녕 먼지투성이였습니다.

예산이 거의 9천억 원이나 투입됐습니다.

김호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월 울산의 한 초등학교 6학년 교실.

공기청정기 커버를 빼자 뿌연 필터가 보입니다.

손으로 필터를 만지자 먼지가 휘날립니다.

같은 학교 2학년 교실입니다.

필터 밑에는 먼지가 떨어져있고, 공기청정기 내부도 먼지로 가득합니다.

울산의 다른 초등학교에서도 필터를 손으로 털자 먼지 바람이 일어납니다.

교육부 관리 지침에는 3~6개월마다 필터 교체를 하도록 되어 있지만, 위탁 업체들이 제대로 관리하는지 점검은 쉽지 않다는 게 현장 반응입니다. 

학교 공기청정기 설치는 문재인 전 대통령 공약이었고 2018년 1월부터, 전국 2만여 개 학교에 설치됐습니다.

[유은혜 / 당시 교육부 장관 (2019년 3월)]
"미세먼지에 노출돼서 건강을 해치거나 학습권이 피해 받는 일이 없도록 저희가 적극적으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다는 말씀 드리고요."

하지만 공기청정기의 부실한 관리가 오히려 미세먼지를 유발해 학생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천은미 /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공기청정기 안에 쌓여 있던 먼지가 다시 밖으로 배출이 될 정도거든요. 공기청정기를 트는 것 자체가 도리어 감염의 요인이 될 수가 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학교 공기청정기 유지·관리에 8800억 원의 예산이 들어갔습니다.

[김병욱 / 국민의힘 의원]
"1조 원에 가까운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도 무자격 업체의 난립과 교육당국의 관리 소홀로 오히려 학생들의 건강을 해치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해당 초등학교는 "임대료를 내고 매달 업체로부터 관리를 받고 있다"며 "교직원이 확인을 하지만 뚜껑을 일일이 열어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호영입니다.

영상취재 : 윤재영 홍승택
영상편집 : 강 민


김호영 기자 kimhoyoung11@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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