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랑야랑]엄석대는 누구? 해석은 자유 / 철이 아닌데…‘수박 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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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Q. 여랑야랑, 정치부 김민지 기자와 함께 합니다. 첫 번째 주제 보겠습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손에 든 게 뭔가요?

이문열 작가의 소설책 입니다.

오늘 전당대회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에서 이 소설을 인용했습니다.

Q. 영화로도 나왔었죠. 한 시골 국민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죠.

반장 엄석대가 권력으로 반 아이들을 포섭해 자신만의 왕국을 만들죠.

전학생 한병태는 처음엔 저항하지만 역시 엄석대에 길들여지고 마는데요.

새로 온 담임선생님이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는다는 내용입니다. 

[이준석 / 전 국민의힘 대표(오늘)]
"이문열 작가가 을 통해 그려냈던 시골 학급의 모습은 최근 국민의힘의 모습과 닿아 있습니다. 명확한 것은 담임선생님은 바로 국민이라는 것입니다."

[담임선생님 -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지난 날의 잘못부터 정리하고 가자. 지금부터 1번부터 일어나서 자신이 알고 있는 석대의 잘못을 모두 숨김없이 털어놓도록 한다."

[아이들-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다른 애들한테는 치마를 들추게 했고요.", "저희집이 과수원이라고 점심시간마다 과일을 가져오게 했어요.",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모두 절 시켰어요."

[이준석 / 전 국민의힘 대표(오늘)
"담임선생님이 바뀌고 났을 때 엄석대는 몰락했고,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들도 모두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Q. 이 전 대표는 그래서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걸까요.

한병태가 엄석대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도록 '담임선생님'인 국민들이 힘을 달라고 호소하면서 이준석계 후보들을 한병태로 지칭했습니다.

가장 관심은 엄석대가 누구냐는 거였는데요.

해석은 자유라고 하네요.

[이준석 / 전 국민의힘 대표 (오늘)]
(Q. 윤 대통령을 엄석대에 비유한 것으로 보이는데) "오늘 책 이야기만 했습니다. 연상하신 인물이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라면은 그건 개인의 생각을 다들 존중할 것입니다."

Q. 전당대회에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걸 비판하려는 것 같은데요. 이준석식으로 살짝 실명은 피해가네요.

'친윤' 김기현 후보는 이렇게 들었다고 합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의원 (오늘)]
"저는 그걸 보면서 엄석대가 이재명을 지칭한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오늘 SNS에 "어찌 우리당 대통령을 무뢰배 엄석대에 비유하냐"며 이제 그만 자중하라고 경고했습니다.

Q, [다음 주제] 보겠습니다. 철이 아닌데…그 여름 과일 수박이 제철은 아니죠.

네. 오늘 민주당사 앞에서 수박 깨기 행사가 열렸거든요.

수박은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이 비명계를 부르는 멸칭이죠.

Q. 저기 있는 것들이 다 수박인가요?

자세히 보시면 수박 모양의 풍선이 더 많은데요.

지지자들은 수박을 깨고 풍선을 흔들며 이재명 대표를 지키자고 소리쳤습니다.

[현장음]
"수박 너네들 내 말 잘 들어! 다음에 또 우리 실망하게 만들면 이렇게 만들 거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국민을 변절하고 협박하는 홍위병"이라며 "이른바 민주당 수박 의원들은 원칙과 상식을 붙잡으려고 애를 쓰는 분들"이라고 두둔했습니다.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 (오늘)]
"저는 수박철이 아닌데 수박깨기 한다는 자체가 허구라고 생각합니다. 없는 수박을 뭐로 깨겠습니까."

Q. 수박 명단?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 돌고 있는 거죠?

네. 체포안에 찬성한 의원들을 찾는다며 지지자들이 공유하는 건데요.

'수박'으로 공격받은 의원들은 오늘도 해명에 나섰습니다. 

[신영대 /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늘, 전북 CBS '컴온라디오 김도현입니다')]
"저는 분명히 (찬성표) 아닙니다. 이낙연 대표 시절에 대변인을 했으니까 나는 비명일 것이라는 이런 낙인찍기가 있는 것 같은데 막무가내로 욕하는 분들한테는 뭐라고 답변할 수도 없고 정말. 저도 같이 욕할 수 없잖아요."

[박지원 / 전 국정원장 (오늘,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당신도 수박이냐?’. 저 수박 잘 먹어요.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 수박이에요. 도대체 왜 이런 논쟁이 나옵니까? 무슨 ‘수박’. 그런 것은 안 해야 된다."

Q. 5일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찾나 보죠? 지도부 자제 요청도 잘 안 먹히네요.

성난 강성 지지층을 오히려 더 부추기는 발언도 있는데요.

[안민석 / 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저는 지지자들의 분노를 충분히 이해하고요.(지도부가)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입니다. 억울한 분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지지자들의 분노를 우리 국회의원이 이해하고 받아내야 된다."

소속 정당의 주인인 당원도 물론 중요하지만 꼭 기억할 건, 국회의원 여러분은 국민의 대표라는 점이죠. (기억할건)

Q. 여랑야랑이었습니다.

구성: 김민지 기자
연출·편집: 정새나PD ·박소윤PD·정구윤PD
그래픽: 성정우 디자이너
영상취재: 조세권


김민지 기자 mj@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