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연결] 한은총재 "이번 동결, 기준금리 인상 끝났다는 의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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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연결] 한은총재 "이번 동결, 기준금리 인상 끝났다는 의미 아니다"

한국은행이 약 1년 반 동안 이어온 기준금리 인상 행진을 멈췄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금리 동결 배경 설명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안녕하십니까.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3.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먼저 국내외 금융 경제 여건을 설명드린 후에 금번 기준금리 결정 배경에 대해서 상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대외여건을 살펴보면 지난 1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에 세계 경제는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이 이어졌지만 둔화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진 모습입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컸었던 미국과 유로지역은 양호한 고용상황 지속, 온화한 날씨에 따른 에너지 수급 우려 완화 등으로 경기 연착륙 기대가 커졌습니다.

중국은 방역 정책 완화 이후 경제활동 재개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요국 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에서 점차 낮아지고 있지만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4%로 지난해 12월 6.5%보다 0.1% 낮아지는데 그치는 등 둔화 속도가 빠르지 않은 모습입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었습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로 약세를 보여왔던 미 달러화가 2월 들어 미국의 고용과 물가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빠르고 큰 폭으로 강세로 전환하였고 주요국의 장기시장금리도 하락 흐름을 이어오다가 2월 이후 상당폭 상승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서 미 연준뿐 아니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커지는 모습입니다.

국내 경기는 성장세 둔화를 지속하였습니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IT 경기 부진 심화로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높아진 물가 수준과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소비의 흐름도 약화되었습니다.

물가 상황을 보면 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5.2%로 전월 5.0%보다 오름세가 확대되었습니다.

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낮아졌지만 전기요금이 인상되고 가공식품 가격 등도 높은 오름세를 지속한 데 따른 것입니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1월 중 4.1%,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2월 중 4.0%를 나타냈습니다.

국내 금융 외환시장도 변동성이 확대되었습니다.

시장금리가 주요국의 국채금리 움직임에 주로 영향을 받아 상당폭 하락하였다가 반등하였으며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 초반까지 낮아졌다가 미 달러화의 강세 전환 등으로 최근에는 1300원 내외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가계부채와 주택시장 상황을 보면 주택 매매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하락세를 지속하였으며 금융권 가계대출은 금리 상승과 주택 경기 부진 등으로 감소폭이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경제전망 이후의 대내외 여건 변화를 반영하여 앞으로의 물가와 성장 흐름을 다시 점검해보았습니다.

먼저 금년 중 성장률은 1.6%로 지난 11월 전망치 1.7%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과 유럽의 연착륙 가능성, 중국의 경기 회복 등으로 11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정도 올릴 상향 조정 요인이 있었지만 IT 경기 부진, 국내 부동산 경기 둔화 등 하향 조정 요인이 약 -0.3% 정도 되었기 때문에 이를 종합적으로 반영해서 1.6%로 낮췄습니다.

하반기 이후에는 성장세가 점차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요국의 통화정책, 중국 경제의 회복 상황, 국내 부동산 경기 등과 관련한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것 또한 사실입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중 5% 내외를 나타내다가 3월에는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상당폭 낮아지겠으며 그 이후에도 수요압력 악화 등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가면서 연말에는 3% 초반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 결과 연간 상승률은 11월 전망치 3.6%를 소폭 하회하는 3.5%로 전망됩니다.

다만 금년 중 물가 흐름을 주요국과 비교해보면 인플레이션 수준은 주요국보다 대체로 낮을 것으로 보이지만 공공요금 인상의 영향 등으로 둔화 속도는 주요국에 비해 완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같은 물가 전망에는 국제 유가 및 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공공요금의 인상의 파급효과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입니다.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연중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여러 불확실성 요인들, 즉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 미 연준의 최종 금리 수준, 중국 경기 회복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부동산 경기의 금융 안정 영향, 그간의 금리 인상 파급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결정에 대해 조윤제 의원은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시다는 소수 의견을 나타내셨습니다.

향후 통화정책 운영과 관련해서는 앞으로의 물가 흐름이 현재의 전망에 부합하더라도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연중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나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앞서 설명드린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과정과 그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정교하게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을 더 드리면 지난해 4월 이후 매 금통위 회의 때마다 기준금리를 인상해 오다가 이번에 동결한 것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금번 기준금리 동결을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에는 물가가 이례적으로 급등하여 매회 기준금리를 인상해 왔지만 그 이전 시기에는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금리를 인상한 후 시간을 두고 추가 인상 여부를 검토해 오던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금일 결정은 이러한 과거로의 일반적인 방식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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