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들 천막 받으러 긴 줄…치안 무너져 약탈

  • 작년


[앵커]
튀르키예에 급파되어 현장을 취재중인 저희 기자들은 시청자 여러분께 현지의 참상을 좀 더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오늘도 현장을 누비고 있습니다.

튀르키예 현지의 김재혁 기자 연결 하겠습니다.

김 기자, 흰색 텐트들이 보이는데 이재민들이 모인 캠프인가요?

[기자]
네.

제가 오늘 취재 중인 이곳은 아디야만의 이재민 캠프입니다.

현재 캠프에는 이재민 800명 정도가 지내고 있는데요.

군인과 정부 지원을 받아 이렇게 따뜻하게 입을 수 있는 옷들이 널려있고 식료품도 조달되고 있습니다.

시리아 접경지역과 비교하면 비교적 구호품 전달이 넉넉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재민 허락을 받아 천막 안으로 잠시 들어가보겠습니다.

이렇게 담요와 배게 등을 놓아뒀고 잠 잘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뒀는데요,

이재민들은 복구 작업이 끝날 때까지 이곳에서 기약없이 머물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조금 전 아디야만으로 진입하던 도중 2km 이상에 이어진 차량 행렬을 발견했는데요,

모두 천막 등을 받으려는 이재민과 피난민들이었습니다.

난방기구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이재민들은 영하로 떨어지는 야간에는 모닥불을 피워가며 추위를 견디고 있습니다.

구호물품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텐데 현지 치안 상황은 어떻습니까?

네, 지진 발생 7일째를 맞아 희망이 사라진 일부 주민들은 슬픔을 서서히 노로 표출했습니다.

치안 상황도 악화되고 있습니다.

석달 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현재 상황 악용해 범죄 행위를 엄단하겠다고 경고했지만 물품을 약탈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습니다.

이곳에서 70km 정도 떨어진 말라티야 지역에서 촬영된 화면입니다.

상점 선반에 있는 물건을 훔쳐가려던 두 명을 제지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오젤 피칼 / 주민]
"상점 주인인가요? (아니요.) 근데 여기서 뭐하고 계세요? 나가세요, 나가!"

지진 피해가 가장 심한 하타이 지역의 약탈 모습도 외신을 통해 전해졌는데요,

슈퍼마켓에서 가지고 나온 물품들을 자신의 차량에 담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활동 중이던 독일 구조대는 현지 치안 문제로 작업을 중단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스티븐 베이어 / 독일 구조대원]
"재난으로 인해 안전 문제가 악화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가졌던 희망이 점차 사라지고 있고, 그 희망은 분노로 변하고 있습니다."

현지 당국은 경찰과 군인들의 순찰을 강화해 범죄 행위를 단속중이지만 생존을 위협받는 이재민들의 상황도 그만큼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지금까지 튀르키예 아디야만에서 채널A뉴스 김재혁입니다.

영상취재 : 이호영 김찬우
영상편집 : 차태윤


김재혁 기자 winkj@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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