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김정은, 주한미군 필요성 인정?…폼페이오 전 美국무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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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브리핑] 김정은, 주한미군 필요성 인정?…폼페이오 전 美국무 회고록


[앵커]

지난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다시 정리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연합뉴스TV 베이징 특파원과 연합뉴스 북한부를 거쳐 현재 국제 분야를 맡고 있는 이봉석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주요 이슈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을 중국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전 국무장관이 이번 주 펴낸 자신의 회고록에서 소개한 내용인데요,

오늘은 이 내용이 어느 정도로 믿을만한지, 또 사실이라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회고록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흡연 습관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그리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평가도 들어있습니다.

잠시 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열병식을 앞두고 평양에 봉쇄령이 내려졌다는 소식도 자세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러시아에 파견됐던 북한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탈북해 국내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면 주한미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면서요.

폼페이오 전 장관이 회고록에서 공개한 건데, 어떻게 보시나요.

[기자]

네, 마이크 폼페이오 전 장관이 이번 주 회고록을 출간했습니다.

책 제목은 '한 치도 양보하지 마라'인데요.

아시다시피 폼페이오 전 장관은 2018년 3월 마지막 날 CIA 국장 자격으로 극비리에 평양을 방문했고 두 달여 뒤인 6월 12일 열린 첫 북미정상회담에도 배석했는데요.

책에는 방북 시 김정은 위원장과 나눈 대화가 담겨있습니다.

저도 아마존에서 이북을 사서 내용을 살펴봤는데요, 민감한 내용이라 주한미군과 관련한 내용을 그대로 직역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김 위원장에게 말했다. 중국 공산당은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김 위원장이 기쁠 것이라고 계속 미국에 말했다고. 그때 김 위원장은 웃고 테이블을 내리치며 '중국인들은 거짓말쟁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주한미군이 필요하고 중국 공산당은 한반도를 티베트나 신장처럼 취급하기 위해 주한미군 철수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토대로 한반도에서 미국의 미사일과 지상 전력이 확장되더라도 북한이 불만을 품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김 위원장이 3가지 전제조건, 즉 핵을 포기하더라도 이라크의 후세인이나 리비아의 카다피의 비참한 말로와는 다를 것, 비핵화한 북한이 번영하고 정권도 계속될 것, 중국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을 것 대한 믿음이 필요했다고 서술하면서 김 위원장과 이런 대화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북한도 중국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북한과 중국이 겉으론 혈맹처럼 보이지만 북한 권력 내부에선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중국이 북한을 속국처럼 취급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도사리고 있다는 겁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이 북한에 재량을 거의 주지 않았다는 주장도 펼쳤습니다.

다시 회고록을 그대로 직역해보면요.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를 묘사하고 있는데요.

"중국 공산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거의 제로에 가까운 협상 타결을 위한 재량을 줬다.

김 위원장이 나나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며칠 전 시 주석과 대부분 직접 만나 오래도록 대화했다.

북한 문제는 언제나 중국 공산당과의 대리전으로 여겨져야 했다.

중국은 북한을 모두 통제하고 있지는 않지만 거의 근접했다."

사실 북한의 중국에 대한 거부감은 뿌리 깊습니다. 잠시 전문가의 얘기 듣고 다시 이어가겠습니다.

"이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도 클린턴 행정부와의 북미대화가 있을 때마다 우리의 주적은 미국이 아니다, 우리가 핵무기를 개발하는 진짜 이유는 중국 때문이다, 이런 얘기를 미국 관리들에게 했습니다. 그건 기록에 나와 있고."

하지만, 회고록에 나온 내용이 폼페이오 전 장관이 과장을 섞어 표현했을 수도 있고, 또 김 위원장이 이렇게 말했더라도 진심이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물을 내놓기 위한 '립 서비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겁니다.

예를 들어 비슷한 시기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을 방문한 정의용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한미훈련을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하는데요.

김여정 당 부부장은 계속 한미훈련을 비난해오고 있습니다.

회고록에는 2019년 판문점 남북미 정상의 만남 과정도 소개됐는데, 김 위원장이 당시 트럼프 대통령만 만나고 싶어했다고 폼페이오 전 장관은 적었습니다.

[앵커]

책에는 김 위원장의 흡연 습관 등 다른 묘사도 있다면요.

이어서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두 사람의 대화는 몇 시간에 걸쳐 계속됐습니다.

그런데 대화는 45분마다 끊겼는데, 다름 아니라 김 위원장이 중간중간 전화를 받고 담배를 피우러 나갔기 때문입니다.

1시간을 다 못 참을 정도로 애연가라는 얘기인데요.

김 위원장은 자신이 고급 시가를 좋아한다고도 털어놨습니다.

그러자 폼페이오 전 장관이 협상이 끝나면 마이애미의 훌륭한 해변에서 세계 최고급 쿠바 담배를 피울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자신이 쿠바의 카스트로 가문과 친하다고 응수했다고 합니다.

김 위원장이 키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화도 몇몇 공개됐는데요.

폼페이오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의 키가 약 165㎝라면서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 키높이 구두를 신었다면서 "김 위원장은 1인치도 양보할 수 없었다"고 적었습니다.

또 북미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지은 김 위원장의 별명 '리틀 로켓맨'을 엘튼 존의 노래 제목에서 따왔다고 설명하자 김 위원장이 '로켓맨은 예스, 리틀은 노"라고 말해 회담 참석자들이 폭소를 터트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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