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직업은 영원해요"…'은막스타' 윤정희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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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직업은 영원해요"…'은막스타' 윤정희 별세

[앵커]

영화배우 윤정희 씨가 프랑스 파리에서 향년 79세로 별세했습니다.

19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열었던 고인은 당대 최고의 은막 스타 중 한 명이었습니다.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와의 로맨스도 세간의 화제였는데요.

딸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운명한 윤정희씨의 삶을 신새롬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1960~80년대 한국 영화를 이끈 1세대 여배우 윤정희 씨가 향년 79세로 별세했습니다.

윤정희의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을 앓아온 고인은 프랑스 파리에서 바이올리니스트인 딸 백진희 씨의 연주를 들으며 편안하게 숨을 거뒀습니다.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러질 예정입니다.

1944년 부산에서 태어난 윤정희는 대학 재학 중 신인배우 오디션에서 선발돼, 1967년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했습니다.

그해 대종상영화제 신인상, 청룡영화제 인기 여우상을 받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장군의 수염' '신궁' 등 30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고, 특히 19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렸습니다.

1994년 영화 '만무방' 이후 활동을 중단했던 그녀는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로 영화계에 복귀하며, 국내외 여러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안았습니다.

7년 전, 마지막으로 대중 앞에 섰던 그 날도, 영화에 대한 끝없는 애정과 열정을 보여줬습니다.

"좋은 작품 있으면 당장 하자. 저는 항상 그렇게 생각해요. 영화는 너무 좋은 게 정말 연대가 없잖아요. 제 직업은 영원합니다. 하늘나라에 갈 때까지 하고 싶어요."

'영원한 현역배우'를 꿈꿨지만, 고인은 마지막 영화 '시'에서 연기한 미자처럼 알츠하이머병을 앓았습니다.

최고 인기를 누리던 1976년,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결혼해 큰 화제를 낳았고 둘은 50년 가까이 '잉꼬부부'로 문화계에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하지만 2년 전 고인의 동생이 백건우가 투병 중인 윤씨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해 한때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은막의 스타에서 당대 최고의 로맨스까지.

윤정희는 영화 같은 삶을 살다 하늘의 별이 됐습니다.

연합뉴스TV 신새롬입니다. (ro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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