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비용 눈덩이…벼랑 끝 내몰리는 신용취약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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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비용 눈덩이…벼랑 끝 내몰리는 신용취약계층

[앵커]

지난해부터 무섭게 치솟고 있는 금리는 가뜩이나 힘든 사람들을 더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대출을 잔뜩 받은 상태에서 금리가 올라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요.

내년에도 금리는 계속 오를 가능성이 커 취약계층의 생활고는 더 커질 전망입니다.

이재동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동작구에서 십수년간 노래방을 운영했던 이 사장님은 지난 8월 서울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75평이었는데, 원상복구 엊그제 해준 거예요. 이것도…내 돈 들여가지고."

3억원 상당의 전자기기들이 물에 잠겨 모두 못 쓰게 됐지만, 구청에서 나온 보상금은 고작 500만원.

코로나19 시국을 견디며 받은 1억5천만원의 대출 이자를 갚기에도 힘에 부칩니다.

"(매월 이자를) 60만원쯤 내다가 지금은 (금리가 올라서) 120~130만원 정도 내는 것 같아요. 재기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은데 일괄적으로 500만원씩 주고 마니까 그게 너무 억울한 거죠."

대출 보유자 가운데 이렇게 채무 상환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을 취약 차주라고 합니다.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전체 대출자 중 취약 차주 비중이 6.3% 정도 되는데요.

문제는요,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연 0.5% 머물렀던 기준금리가 1년 3개월 새 3.25%까지 가파르게 올랐단 겁니다.

전체 가계대출 잔액의 75%가량을 차지하는 변동금리 대출자들은 그 타격을 고스란히 받았습니다.

특히 빚으로 위기를 버텨온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액은 올해 9월 2조6천억원에서 내년 말 6조6천억원으로 가구당 연 330만원이 증가할 전망인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빚으로 빚을 돌려막는 경우가 많은 금융취약층이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란 얘기입니다.

"포기하시는 분들, 그러기 전에 꼭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기구를 방문하셔서 상담을 받아보시면 최대 80%까지 채무조정을 해줍니다.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 중인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압박에 못 이겨 취약계층 지원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이자 감면 혜택을 보는 건 여전히 소수에 불과한 게 현실입니다.

연합뉴스TV 이재동입니다. (trigger@yna.co.kr)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기준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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