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을 보다]농촌 마을까지 파고든 태국 마약

  • 2년 전


[앵커]
마약이 사회 곳곳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특히 태국을 기점으로 반입되는 마약이 무시 못 할 수준이 됐는데요.

사회1부의 정현우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Q1. 이제는 태국산 마약이 도시도 아니고 농촌까지 파고 들었다구요.

지난 6월 강원도 양구군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드리겠습니다.

비닐하우스에서 남성 두 명이 뛰쳐나오는데요.

한 명은 바로 붙잡혔고 다른 한 명도 곧 경찰이 검거했는데요. 

'야바'라는 신종 마약을 유통하던 태국인 노동자들이었습니다.

현장에선 현금다발과 시가 1억 원 상당의 야바 1300여 정도 발견됐습니다.

[현장음]
"야바지, 이거? 야바. 이것도 야바."

경찰은 65명을 검거하고 공급책과 판매책 14명은 추방했습니다.

Q2. 외국인 노동자들이었다면 추방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렇게 위험한 걸 무릅쓰고 마약을 유통한 사람들 정체는 뭔가요?

대부분 단기체류 자격으로 한국에 들어왔다가 불법체류자가 된 태국인들이었는데요.

이들은 동료 노동자들에게 야바를 팔아 버는 돈이 농가에서 일하고 받는 수입보다 훨씬 많아서 마약에 손을 댔다고 진술했습니다.

Q3. 그런데요. 저도 뉴스를 계속 진행해도 야바라는 이름은 좀 생소하거든요. 어떤 마약인 겁니까?

태국어로 '미친 약'이란 뜻을 가진 야바는 필로폰과 카페인을 합성한 마약입니다.

투약하면 공격성이 커지고 정신 장애를 유발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검거된 일당은 태국에서 들여온 야바를 현지 시세의 25배 정도를 받고 국내에 팔아왔습니다.

이들이 판매한 야바, 강원도뿐 아니라 경기도와 충북, 전남 등 전국적으로 유통됐습니다.

Q4. 이것도 특이하게 보입니다. 우리나라로 밀반입된 마약을 따져보니까 동남아시아, 그 중에서 태국에서 많은 양이 들어온다구요.

지난해 세관은 밀수입 필로폰, 123건을 적발했는데요.

이중 절반이 태국발이었습니다.

우리 관세청이 태국 세관과 합동 마약 단속을 벌일 정도인데요.

한국에 흔한 초콜릿 과자나 커피믹스를 태국에서 대량으로 보내는 게 수상해 뜯어 봤더니 빨간색 야바와 하얀 필로폰 가루가 가득했습니다.

지난해 역대 최다를 기록한 외국인 마약사범도 3분의 1 정도가 태국인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Q5. 저는 영화에서만 나오는 이야기인줄 알았어요. 몸속에 마약을 넣어서 숨겨왔다가 목숨을 잃는 사건도 최근 있었죠.

일명 '보디 패커'로 불리는 수법인데요.

지난달 서울에 사는 50대 한국인 남성이 마약을 몸속에 넣고 입국한 지 하루 만에 숨졌습니다.

남성의 집으로 구급차와 경찰차가 출동하는 모습을 보고 계신데요.

이 남성의 사망 원인, 급성 엑스터시 중독이었습니다.

부검을 해보니까요.

몸속에서 비닐로 포장한 엑스터시와 케타민이 쏟아져 나왔는데요.

엑스터시만 400알 넘게 나왔다고 하고요.

숨진 남성은 사망 전날 말레이시아에서 귀국했는데  지난 8월 출국 당시의 원래 행선지는 태국이었던 사실이 드러났죠.

국내 유통책을 만나 마약을 넘기기 전에 몸 안에서 엑스터시 포장이 터져 숨진 걸로 추정됩니다.

결국 검찰도 항만과 공항을 끼고 있는 인천, 부산 등 지방검찰청 4곳에 특별수사팀을 설치하기로 했는데요.

사실상 마약과의 전쟁이 시작됐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정말 이러다가 밀반입하는 수준이 아니라  국내에서 마약을 공장처럼 제조하는 그런 뉴스를 전해드리게 되지 않을까 참 무섭기도 합니다. 마약청을 만들자는 논의도 나오던데 뿌리 뽑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사건을 보다였습니다.



정현우 기자 edg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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