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랑야랑]이재명 전 비서 ‘툭하면 경고장’ / 김혜경, 석 달 만에 등장 / 박지원, 다 나라를 위해서

  • 2년 전


[앵커]
Q. 여랑야랑, 정치부 김민지 기자와 함께합니다. 첫 번째 주제 보겠습니다. 이재명 의원이 보이는데 툭하면 뭘까요?

'경고장'입니다. 

이재명 의원이 한 건 아니고요. 

이 의원의 전직 수행비서가 일부 민주당 의원들에게 연일 경고를 보내 논란입니다.

Q. 어떤 경고요?

그제 윤영찬 민주당 의원이 SNS에 "의원회관 사무실로 저주를 담은 팩스를 수백 장 받았다"며 "본인과 이낙연 전 대표 등에 대한 거짓과 음해가 대체 뭘 위한 거냐" 따져 물었거든요.

이재명 의원 전 비서 백 모 씨는 윤 의원 글에 "문재인 전 대통령, 이낙연 전 대표 보호하는 데 올인하니 답답하다", "후진 정치 마시고 고개 빳빳이 드는 정치 하지 말라, 나중에 뭐 된다"며 비속어가 담긴 댓글을 달았습니다.

Q. 백 씨는 이전에도 이런 과격한 표현으로 논란이 된 적이 있죠.

지방선거 직후 이원욱 의원이 이재명 의원에게 "상처뿐인 영광, 축하한다"며 다소 비판적인 글을 올리자, 당시 백 씨는 이 글에도 "곧 한 대 맞자. 조심히 다녀라"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연이은 댓글 논란 이후 백 씨는 "이재명 의원과의 인연을 앞세워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했다"며 "앞으로 죽은 듯이 살아가겠다"고 사과했습니다. 

Q. 앞서 리포트에서 전당대회 룰을 둘러싼 친명, 비명 계파 갈등 전해드렸는데 이 댓글 논란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겠죠.

의원들 사이의 갈등뿐만 아니라 이재명 의원 강성 지지자들의 공격 수위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일명 '비명'계 의원들을 겉과 속이 다르다며 '수박'이라는 멸칭으로 부르거나 의원실 복합기가 고장 날 정도로 바탕을 온통 검게 찍히도록 보내는 팩스 폭탄이 대표적입니다.

과격해지는 계파 싸움, 민주당 발전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네요.

Q. 다음 주제 보겠습니다. 석 달 만에 등장한 김혜경 씨 얘기군요. 남편 이재명 의원과 어딜 갔습니까.

이 의원 지역구의 한 간담회 행사장인데요.

동석자의 SNS를 통해 알려진 겁니다.

김 씨는 이재명 의원과 함께 꽃다발을 받고 참석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Q. 김혜경 씨 모습은 대선 이후 처음 보는 것 같아요.

네. 김 씨는 3월 9일 대선 당일 자택 근처에서 투표한 이후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죠. 

석 달 만에 모습이 공개됐지만 이 의원 측 관계자는 "감사 인사에 동석하는 정도이지, 본격 행보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Q. 수사 상황이 아무래도 부담이겠죠.

네.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죠.

최근 경찰은 카드 사용처로 추정되는 129곳을 압수수색했는데요.

공익제보자 A 씨도 조만간 소환조사 할 방침입니다.

Q. 마지막 주제 보겠습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 요즘 인터뷰 참 많이 하죠.

국정원 X파일 발언, 윤석열 정부에 대한 조언 등 최근 논란 발언에 대해 '다 나라를 위해서'란 취지로 설명하고 있는데요.

X파일에 대해 오늘 이렇게 말했습니다.

[박지원 / 전 국정원장(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제가 X파일을 전부 보았다는 게 아니에요. 남아서 또 다른 불씨를 일으켜서는 안 된다. 제 충정은 이러한 것이 다시 재현돼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법을 제정해서 (존안자료를) 폐기하자 이런 순수한 마음이지만"

Q. 윤석열 대통령 관련 자료도 있다는 취지의 얘기로 추가 논란이 됐었잖아요.

네. 국정원이 이례적으로 유감 표명을 하기도 했죠.

박 전 원장은 이를 의식한 듯 오늘은 이 얘기를 자제했지만 여전히 비판이 거셉니다.

[정미경 / 국민의힘 최고위원(오늘)]
"국정원장이라는 자리는 그만두고 나온 그 순간부터 하는 모든 얘기는 업무상 취득한 정보가 됩니다. (국정원직원법을) 위반하면 10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하태경 의원은 X파일 관련 인터뷰 때 자신과 나눴다는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을 두고 명예훼손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Q. 충정에, 순수한 마음으로 한다는 얘기가 법적 공방으로 번지게 생겼군요.

박 전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조언을 내놨습니다. 이달 말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는데요.

[박지원 / 전 국정원장(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과연 어느 한쪽을 자극해서 우리가 경제적 이득 뭐가 있느냐.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제가 볼 때는 푸틴은 굉장히 어려워질 겁니다. 곧 제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러시아는 살아간단 말이에요."

국익을 위한다면서 다른 나라 현직 대통령에 대해 '제거' 등을 운운한 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전직 대통령 비서실장과 당 대표, 국정원장 등 거쳐온 자리의 무게만큼 말 한마디 한마디도 좀 더 신중해져야겠죠. 

Q. 여랑야랑이었습니다.

구성: 김민지 기자·김지숙 작가
연출·편집: 정새나PD·배영진PD
그래픽: 한정민 디자이너




김민지 기자 mj@donga.com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