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만 기다렸는데"...돌아온 '숙제'에 대리기사 막막 / YTN

  • 2년 전
2년 만의 일상 회복에 숨통이 트인 업종 가운데 하나가 바로 대리운전 업계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위기 이전에 날마다 채워야 했던 이른바 '숙제' 제도도 다시 시작되면서 대리 기사들은 안전까지 위협받는다고 하는데요.

이들의 목소리를 송재인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13년 차 대리운전 기사 박 모 씨.

그의 오른손엔 3년 전 당한 사고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는 야간 손님이 몰리는 '피크 타임'입니다.

종료를 코앞에 두고 '콜'이 뜨면 자연스레 조급함이 앞섰습니다.

[박 모 씨 / 대리운전 기사 : 이 콜을 잡아서 숙제를 끝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죠. 그 상황에는, 그 시간대에는 다른 생각이 전혀….]

결국, 신호 없는 도로를 건너다가 달려오는 차에 그대로 받히고 말았습니다.

피크 타임 '콜'을 쫓다 예기치 않은 사고를 당한 건 박 씨뿐이 아닙니다.

[박 모 씨 / 대리운전 기사 : 제가 활동하는 경기 지역에서만 해도 어쩔 때보면 하루에 한두 건 정도는 흔히 일어나는 그냥 일상생활이에요.]

박 씨가 조급했던 이유는 대리운전 업체가 운영하는 이른바' 숙제' 때문입니다.

좋은 '콜'을 먼저 받으려면 앞서 평일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핵심 시간대에 2개 이상 '콜'이나 4만 원 이상 수익을 채워야만 가능합니다.

'숙제'를 다 하지 못하는 기사에겐 이후 목적지가 너무 가깝거나 아주 외진 목적지의 '콜'이 떨어집니다.

그러면 이날 영업은 물 건너간 걸로 봐야 합니다.

[최 모 씨 / 대리운전 기사 : 사무실에 전화해서 얘기해요. 숙제를 못 했으니까 콜을 하나 띄워라. 그러면 그 기사만 잡게끔 해줘요. 그럼 (자기) 수수료만 빠져나가는 (가짜 콜인) 거예요, 쉽게 말하면….]

'숙제' 제도를 운영하는 전화 대리운전 배차 프로그램 운영사는 업계 1위입니다.

시장 점유율 70%로 독과점과 다름없다 보니 대리기사들로선 거부하기 힘든데, 코로나 불황에 중단됐던 '숙제'가 다시 살아나자 결국 단체행동에 나섰습니다.

[박정민 / 대리운전노조 경기지부 성남지회장 : 숙제를 못해 새벽 거리에서 대기만 하다가 한 콜도 못 타고 퇴근하는 버스 안에서 가족들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대리운전 기사들의 처참한 현실이 있다. 그래서 수도권 대리운전 기사들은 '숙제했느냐?'는 말을 인사처럼 달고 다닌다.]

지난 2019년 공... (중략)

YTN 송재인 (songji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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