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지도 않는 집 한 채 탓에…“기초생활수급자 선정 탈락”

  • 2년 전


[앵커]
이렇게 힘들었던 모자는 다 쓰러져가는 이 집 한 채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격을 얻지 못했는데요.

담당 구청에서는 집을 팔라고 조언했고, 실제로 팔려고 노력도 했지만, 이 집에 살 사람을 찾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서주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외벽에는 흙과 지푸라기가 드러나 있고, 곳곳이 허물어진 기와 지붕에는 천막을 덮어놨습니다.

1930년대에 지어진 걸로 보이는 이 집을 소유했다는 이유로, 80대 노모와 50대 아들은 기초생활수급자 선정에서 탈락했습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듯한 이 주택의 공시지가는 2억원 정도.

숨진 모자도 지난 2017년 집을 한 차례 내놨었지만, 3년 동안 팔지 못하다 매물을 거둬들였습니다.

[정화신 / 인근 부동산 실장]
"번지수에 가보시면 완전히 낡고… 50년대 지금 그대로 상태예요."

이들이 살았던 창신2동 일대의 집들은 대부분 지은 지 수십년 된 주택들.

지난 2007년 뉴타운 지구에 지정됐지만, 2013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재개발이 무산됐습니다.

이후 15년 간 재개발 여부가 불투명해 지면서, 노후 주택을 허물어 새 건물을 짓겠다는 사람도, 쓰러져가는 집을 사서 살겠다는 사람도 없었던 겁니다.

[오용석 / 창신동 주민]
"정화조 시설이 안된 집들도 상당히 많고. 한 5~10년 이대로 더 간다 그러면 여기 진짜 폐허가 될 것 같아요."

다 쓰러져 가는 집에 살며 생활고에 시달렸던 80대 노모와 50대 아들은, 결국 숨진 지 한달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채널A 뉴스 서주희입니다.

영상취재: 박찬기
영상편집: 장세례


서주희 기자 juicy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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