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가 뽑은 '3대 마스터'…이 감독이 번아웃 이겨낸 비결 [배우 언니]

  • 2년 전
‘우리들’(2016), ‘우리집’(2019) 등 어린이 영화로 이름난 윤가은(40) 감독이 올초 첫 산문집 『호호호』(마음산책)를 냈습니다. 부제는 ‘나를 웃게 했던 것들에 대하여’. 오래된 문구류부터 명랑만화, 귀여운 말실수, 심지어 막장 드라마까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담아냈죠.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짐)’를 자처하는 그의 시시콜콜한 취향은 일종의 재능 같기도 합니다. 일상 속의 평범한 순간들을 특별한 것으로, 윤이 나게 만드는 능력이죠. 다정하고 세심한 성품은 영화 촬영에도 드러납니다. 초등학교 4학년생들의 ‘왕따’ 문제(우리들), 가족을 지키려는 소녀들의 성장담(우리집) 등을 어린이 눈높이로 섬세하게 그려온 그는 ‘우리집’ 촬영 당시 어린이 배우를 어른과 동등하게 존중하고 배려하는 현장 수칙을 직접 마련해 조화로운 촬영 분위기가 영화에도 십분 담기도록 했죠. 2년 전 영국 영화잡지 ‘사이트 앤드 사운드’를 통해 윤 감독을 차세대 감독 20인에 선정한 봉준호 감독은 그를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더불어 아역 배우가 살아 숨 쉬게 하는 3대 마스터”로 꼽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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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런 번아웃 이겨낸, 좋아하는 마음(好) 
  이처럼 심지 단단한 윤 감독도 “몸과 마음이 한꺼번에 무너진” 때가 있었습니다. 두 번째 장편 ‘우리집’을 찍은 후였죠. 꿈에 그리던 감독이 된 뒤 너무 열심히 달렸던 탓일까요. 번아웃이 찾아왔답니다. 가장 곤혹스러운 건 아무리 노력해도 다시 예전처럼 영화가 좋아지지 않았던 겁니다. “열렬히 나를 불태우며 사랑했더니 끝내 재가 되어 더는 아무 감정도 느낄 수 없게 되어버린 것 같았다. (중략) 그게 내가 가진 유일한 재주였고 매일을 살아가는 원동력이었는데, 눈앞에 캄캄했다.” 『호호호』 프롤로그 일부입니다. 이 글의 제목은 ‘좋아하는 마음을 찾아서’. 그가 좋아할 호(好)를 세 번 쓴...

기사 원문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63877?cloc=dailym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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