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의 히어로]첫 코로나 파도…이겨내는 대구 시민의 힘

  • 2년 전


어제에 이어 오늘도 우리 곁의 용기 있는 시민들을 소개합니다. 

지난해 초, 대구 시민들은 폭발적으로 증가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자발적인 자가격리에 들어갔죠.

지금도코로나에 맞서 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대구 시민들을 배유미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월 19일,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여성이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데 이어 지난해 2월 18일 대구에서 나온 31번 확진자는 국내 코로나19 상황을 바꿔놨습니다.

이 여성이 다녔던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연쇄감염이 진행된 겁니다.

[코로나19 확진자(지난해 2월)]
"밤 11시 넘어서 (보건소에서) 와서는 아파트 살고 있는 여성분들 전수 검사했던 것 같아요. 당황스럽고 엄청 무서웠어요."

이후 대구에선 하루 740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뉴스A(지난해 2월 29일)]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자 10에 7은 대구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결국 시민들이 나섰습니다.

자발적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간 덕에 31번 확진자 발생 53일 만에 대구지역 확진자는 0명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4월, 1차 유행기를 넘어설 때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희망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더욱 나빠졌습니다.

[현장음]
"기저귀 바꿔 드릴게요."

지난달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행된 이후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또다시 늘어난 겁니다.

[권도경 / 코로나19 전담병동 간호사]
"방호복 입는 것 자체로도 땀이 뻘뻘 나는데, 그 안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 들고 옮기고 나오면 땀범벅이 돼요."
 
외부인의 출입이 차단된 이곳에서 간호사들은 보호자 역할까지 도맡아야 합니다.

[정경희 / 코로나19 전담병동 간호사]
"저희 아니면 해줄 사람이 없으니까. 이제는 진짜 끝이 안 보이고 이 코로나 전쟁이 끝날까, 막막한 감이 있습니다."

대구 남구청 소속 코로나19 전담팀 직원들은 최근 지원품 상자를 들고 가가호호 방문하는 일이 늘었습니다.

이달 초 3천명 조금 넘던 자가격리자 수가 한 달도 안 돼 배 가까이로 늘었기 때문입니다.

[김주현 / 대구 남구청]
"작년에 한창 심했던 상황으로 다시 가고 있는 추세라서 걱정되는 게 사실이고."

이번에도 팔을 걷어붙인 건 시민들이었습니다.

[고재극 / 자원봉사자]
"주 2회 정도 데크랑 화장실. 사람들이 워낙 많이 오니까 정기적으로 방역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임대료를 최대 50%까지 깎아준 건물주도 있습니다.

[양기환 / 대구 수성구]
"저도 사실 폐업을 고민할 정도로 매출이 급감한 상태입니다. 역지사지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도움을 드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코로나19가 우리 모두의 삶을 바꿔놨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냅니다.

[김민영 / 코로나19 전담병동 간호사]
"어차피 누군가 해야 한다면 계속 해왔던 멤버들이 할 수 있을 것 같고. (코로나19 전담병동에) 남아있고 싶어요."

[한민석 / 자원봉사자]
"다같이 힘 합쳐서 봉사하고 있습니다. 곧 끝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채널A 뉴스 배유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