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으로 잘린 실제 아파트...'왕릉 아파트' 해법은? / YTN

  • 3년 전
이른바 '왕릉 아파트'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입니다.

아파트 상당 부분을 철거하거나 국내에는 존재하지 않은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문화재 경관 보존을 위해 사선을 잘려나간 듯한 모양의 아파트도 있습니다.

어떤 곳인지, 정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한강 변에 있는 아파트,

사선으로 잘려나간 듯한 모습 때문에 아파트 전체가 삼각형처럼 보입니다.

왜 이런 모양이 되었을까?

삼국시대에 지어진 백제 풍납토성이 인근에 있기 때문입니다.

풍납토성 경관을 가리지 않기 위해 아예 한쪽이 잘려나간 듯 지어졌습니다.

풍납토성 지면 경계선 7.5m 위에서 27.5도로 가상의 사선을 긋습니다.

그 아래로 건물이 들어와야 한다는 서울시 조례를 따라 지어진 겁니다.

처음부터 문화재 보호 규정에 맞춰 건물을 설계한 덕에 큰 문제 없이 아파트 공사가 이뤄졌습니다.

문화재청은 '왕릉 아파트'로 불리는 인천 검단 아파트에 대해서도 일부 설계 변경 요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상 20m 정도로 제한하거나, 장릉 뒤편 산 능선 고도에 맞추는 방안, 그리고 최대로 양보해 주변 아파트 정도 높이로 설정하는 방안 등 3가지입니다.

건설사는 이를 모두 거부하고 있습니다.

20층까지 지어놓은 아파트 일부 층을 철거하면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김포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사 관계자 : 콘크리트는 일체형이에요. 지금 20층까지 다 골조를 지어놨는데 여기서 3개 층만 삭제하는 건 안전문제상 불가능합니다.]

아파트 일부를 철거하면 그만큼 피해를 보는 입주민들도 생깁니다.

3분의 1가량이 아예 못 들어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철거 대신 나무를 심어 왕릉에서 아파트가 안 보이게 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국내에서 50m가 넘는 나무를 구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미 지어진 대로 가면 김포 왕릉을 포함한 조선왕릉 40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취소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조상열 / 대동 문화재단 대표 : 아파트 숲으로 둘러싸이거나 그렇게 되면 세계문화유산으로서 심각한 훼손이 있게 되는 거죠.]

문화재청은 아파트 건설사 대표들을 불러 협의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하지만 세계문화유산 등재 취소를 감수하고 아파트 공사를 그대로 마무리하지 않는 한 입주... (중략)

YTN 정현우 (junghw504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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