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랑야랑]윤희숙의 ‘사퇴’가 쇼? / 국경없는기자회는 “뭣도 모르는 단체”?

  • 3년 전


Q. 여랑야랑, 정치부 송찬욱 기자와 함께합니다. 첫 번째 주제 볼까요. 방금,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사퇴 기자회견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더불어민주당은 '사퇴쇼'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먼저 영상으로 보시죠.

[윤희숙 / 국민의힘 의원]
"이게 제 정치에요. 제가 대선에 출마한 것도 이런 정치가 보고 싶었어요. 제가 보고 싶어 하는 정치인이 제가 지금 되려고 결심한 겁니다."

[윤희숙 / 국민의힘 의원]
"(사퇴안) 가결 안 해준다고 예상하기 어렵고 민주당이 아주 즐겁게 통과시켜줄 거라 생각합니다."

Q. 의원직을 사퇴하려면, 본회의 통과가 필요한데요. 윤 의원 예상대로 민주당 의원들이 즐겁게 통과시켜줄까요?

민주당은 의장이 상정하면, 논의해보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는데요.

그 전에 사퇴쇼로 끝날 거라는 공격이 많았습니다.

이재명 캠프에선 "말로만 사퇴하는 '속 보이는 사퇴쇼'가 현실이 된다면 후과가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Q. 이재명 지사 측은 사퇴를 바라는 것 같은데, 과반 넘는 민주당이 의지만 있으면 통과시킬 수 있을 텐데요?

하지만, 그동안 직을 던지겠다고 한 의원 중 실제 물러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3년 전, '미투 논란'으로 민병두 전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적이 있는데요.

당 지도부 만류로 두 달 만에 철회했고요.

정세균, 김진표 의원 등도 과거에 의원직을 던졌다가 본회의 표결 없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Q. 국민의힘 지도부도 만류하고 있으니, 결과적으로 쇼로 끝날 수도 있겠어요?

당내 대선주자들과 이준석 대표는 윤 의원의 재고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준석 / 국민의힘 대표]
"뜻하신 바가 있더라도 의원직 사퇴만은 제가 재고할 수 있도록 계속 요청할 생각입니다."

당내에서는 윤 의원의 사퇴 발표로 당장 투기 의혹 통보를 받은 나머지 11명 의원이 난감해졌다는 볼멘소리도 나오는데요.

윤 의원의 사퇴 카드가 승부수가 될지 꼼수가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다음 주제 보겠습니다. ‘뭣도 모르는’ 단체,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국경없는기자회를 이렇게 표현했다면서요?

국경없는 기자회가 언론중재법 개정안 철회를 요청했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이 성명서에 대해 송영길 대표에게 묻자 "뭣도 모르니까. 자기들이 우리 사정을 어떻게 알겠냐"고 답했습니다.

Q. 국경없는기자회는 전 세계 가장 공신력있는 언론 단체 중 하나인데요.

네, 언론 자유를 감시하는 국제 비영리 단체인데, 세계언론자유지수도 매년 발표하죠.

2년 전 문재인 대통령도 이 단체 사무총장과 접견한 적이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2019년 9월,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 접견)]
"국경없는기자회가 그동안 전 세계에 언론 자유의 옹호를 위해서 아주 큰 공헌을 해주신 것을 아주 높이 평가하고 치하 말씀을 드립니다."

Q. 민주당도 한 때는 국경없는 기자회 인용 많이 했었던 기억이 뚜렷하게 납니다.

네 직접보시죠.

[김용민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지난 5월)]
"국경없는기자회와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70위까지 떨어졌던 언론 자유도는 3년 연속 아시아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필모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6월)]
"국경없는기자회라고 아시지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 (세계언론자유지수가) 40위권으로 이렇게 올라와 있습니다."

Q. 송영길 대표도 뭣도 모르는 단체가 아닌 걸 알았을 것 같은데요.

네, 송 대표 측 관계자는 '뭣도 모르는'이 아니라 '뭐, 또 모르는'이라고 말한 게 잘못 전달됐다고 설명했는데요.

국경없는 기자회를 비롯해 해외 언론들의 계속된 비판이 실제론 아프다보니, 상황을 모른다고 치부하고 싶은 건 아닐까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상황 같습니다.

Q. "대통령이 세계언론자유지수를 2022년까지 30위로 끌어올리겠다고 했지만 지금 42위에 머물고 있다"는 국경없는 기자회의 성명도 새겨보면 좋겠습니다. 여랑야랑이었습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구성: 송찬욱 기자·김지숙 작가
연출·편집: 정새나PD·배영진PD
그래픽: 성정우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