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작업자 "해체계획서 못 봤다"…짓밟힌 안전수칙

  • 3년 전
철거 작업자 "해체계획서 못 봤다"…짓밟힌 안전수칙

[앵커]

총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광주 붕괴 참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수사가 한창입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철거계획서는 물론 감리자도 보지 못했다는 굴착기 기사의 진술을 확보했는데요.

현장에서 감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신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붕괴 사고가 난 광주 학동4구역 철거 계획서입니다.

150쪽 분량으로 건물 11개 동의 도면 등 간략한 소개가 대부분입니다.

안전 관리에 대한 내용은 4쪽에 불과하고, 추락 방지시설 설치 등 기본적인 내용이 전부입니다.

계획서 내용 자체도 부실한데, 이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사고 당시 작업을 했던 굴착기 기사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해체 계획서를 본 적이 없으며, 현장에서 감리자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해체 계획서를 본 적도 없고, 감리가 한 번도 현장에 온 적도 없고?) 네, 굴착기 기사의 진술이고요."

감리를 맡은 B씨가 사고가 난 뒤 건물 철거 전후 사진을 모으기 시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경찰은 앞서 감리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지만, 감리 일지는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B씨를 불러 감리 일지를 빼돌렸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사가 계획 단계부터 엉터리였다고 지적합니다.

"(안전) 진단에 대한 내용은 강도 추정하는 것만 있지, 이게 건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보강한다라는 내용은 해체계획서상에는 없어요. 작업하셨던 분들은 그 누구도 교육을 안 받으셨을 거고…"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안전 수칙이 무시된 정황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신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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