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장·도매상 울린 ‘달걀 사기꾼’…수십억 원 피해

  • 3년 전


시청자가 보내주신 제보로 취재한 뉴스 오늘도 전해드립니다.

요즘 달걀값이 금값인데, 달걀 사기꾼에 피해를 당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싼 값에 달걀을 공급한다고 접근해 양계장과 도매상을 속였다는데,

제보자는 수십 억 원의 피해를 봤다고 합니다.

장하얀 기자가 어떤 상황인지 가봤습니다.

[리포트]
[장하얀 기자]
"이곳은 달걀 유통업체 창고입니다.

그런데 창고 문은 굳게 잠겨있고 우편물이 쌓여있습니다.

어떻게 된 사연인지 들어보겠습니다."

업체 대표 이모 씨는 지난 2월 설 연휴 직후, 돌연 잠적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 씨를 통해 달걀을 구매해 온 도매업자 A씨.

이 씨가 양계장에 제공할 사료 값을 미리 지불하면 달걀을 저렴하게 주겠다고 해 돈을 보냈는데 이 씨가 잠적해 버린 겁니다.

[A 씨 / 달걀 도매업자]
"11억 5천 (만 원어치) 정도 더 달걀로 받아야하는데. 달걀은 두 달여에 걸쳐서 들어오는 거라고 해서 입금했는데 달걀은 안 올라오고."

피해자들은 이 씨의 범행이 계획적이었다고 입을 모읍니다.

[B 씨 / 달걀 도매업자]
"2천 (만 원), 3천 (만 원) 그 다음에 1억 이런식으로 선입을 주면 달걀을 줬던 거예요. (갑자기) 연락을 끊고 잠적을 했어요."

이 씨가 5년 넘게 달걀 유통업을 하며 신뢰를 쌓은 뒤 조류인플루엔자 등을 이유로 공급을 미루다

달걀값이 정점을 찍은 2월 중순, 잠적했다는 겁니다.

이 씨에게 달걀을 제공하던 양계장도 피해를 봤습니다.

나중에 돈을 준다며 달걀을 먼저 받고는 그 달걀로 도매업자들을 속인 겁니다.

[C 씨 / 양계장 운영자]
"제 것 가지고 다른 상인들 미끼로 써먹었더라고요. 답답하죠. 갑갑하기도 하고. (1억 9천만 원)엄청 큰 금액이에요."

채널A 취재진은 이 씨의 사무실과 집으로 찾아갔지만 이 씨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도매업자들끼리 확인한 피해자만 20여 명. 피해 금액도 수십억 원에 달합니다.

피해자들은 지난달, 이 씨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경찰은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장하얀입니다.

jwhite@donga.com
영상취재: 김기열 이기현
영상편집: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