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텍사스 폭설·한파에…국제 유가 1년여 만에 최고치

  • 3년 전


눈구경하기 힘든 미국 남부를 며칠째 한파가 휩쓸고 있습니다.

사막의 땅 텍사스에 눈보라가 몰아쳐서 정유시설 가동에 차질을 빚고, 나비효과처럼 국제유가가 급등했습니다.

워싱턴 유승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경사로에 세워둔 차량이 슬금슬금 옆으로 미끄러집니다.

브레이크를 밟아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멕시코 접경에 가까운 전쟁 유적지에도 눈폭풍이 쏟아졌습니다.

[브라이언 운슈 / 텍사스 주민]
"정말 엄청납니다.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30년 동안 살았지만,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없어요."

과거 '사막의 땅'이었던 텍사스 일부 지역은 평년 기온보다 20도나 낮은 영하 15도까지 떨어졌습니다.

북극 한파가 이례적으로 미국 남부까지 밀려내려오면서, 북동부 메인주부터 남부 텍사스주까지, 25개 주 1억 5천만 명의 주민들에게 겨울 폭풍경보 등이 내려졌습니다.

공항마다 결항이 속출하고, 빙판길 사고도 잇따랐습니다.

지난주 포트워스에서 130대가 넘는 차량이 연쇄 추돌해 사상 최악의 참사가 벌어졌고 휴스턴에는 자동차 사고 130건 이상이 접수됐습니다.

[톰 홈스 / 텍사스 주민]
"저는 북부 인디애나에서 자라서 눈길에 운전이 익숙하지만, 빙판길을 조심하셔야 합니다."

전례없는 한파 속에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늘면서, 텍사스 일대는 순환 정전에 들어갔습니다.

200만 명 넘는 주민은 어둠 속에서 추위에 떨어야 했습니다.

정유 시설 가동에도 차질을 빚어 국제 유가는 배럴당 60달러 선을 넘겨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영하 20도 이하로 보관해야 하는 모더나 백신 5천여 개도 전력 차단으로 비상이 걸려 긴급 접종이 실시됐습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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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정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