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인력시장 내몰린 코로나 취약계층…호텔 사장도

  • 3년 전
새벽 인력시장 내몰린 코로나 취약계층…호텔 사장도

[앵커]

코로나 장기화 여파에 자영업자는 물론, 취약 계층들은 더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기도 버거운 이들이 많은데요.

일감을 찾아 나선 새벽 일용직 인력시장 현장에 방준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어두컴컴한 새벽.

4시가 지나자 일거리를 찾아 하나둘 인력 사무소 앞에 모여듭니다.

영하의 날씨에도 새벽같이 나왔지만, 일자리를 따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현장에선 새로운 사람을 잘 안 받아줘요. 겨울이니까 (작업이) 끝나는 시점이잖아요."

중개 수수료를 빼면 건설 현장 일용직에게 떨어지는 일당은 12만 원 정도.

중소 기계·설비 업체에서 일하던 조 모씨도 지난해 실업자 되기를 반복하다 인력시장을 찾았습니다.

"올해랑 작년엔 (기존) 수입만 가지고 살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여기 나와서 하는 거지."

인력 모집이 마감되는 6시에 가까워질수록 초조함은 커갑니다.

"(오늘 어떻게 되는 거예요?) 시간이 좀 더 있어 봐야 알지. 매일 나오는데 일 못 가는 날이 (일주일에) 4일은 돼."

일용직 말고도 최근 인력 시장에는 새로운 얼굴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직격탄을 맞은 영세 자영업자입니다.

매일 60명가량이 찾는 이 인력사무소에는 본업을 제쳐두고 온 이들이 4~5명은 된다고 합니다.

"관광버스 하다가 오신 분도 계시고, 숙박업소 하시는 (사장님)은 손님이 없는데 먹고살기 바쁘니까 이거라도 나오셔서…"

새벽부터 펼쳐진 일자리 경쟁의 승패는 금세 갈렸습니다.

이곳 골목을 가득 메웠던 사람들은 이제 각자 일할 곳으로 떠났습니다.

일감을 구하지 못한 이들은 무거운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나이 때문에 다른 데서 오라는 데도 없고, 내일도 또 나와봐야죠."

연합뉴스TV 방준혁입니다. (b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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