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막고 지하철역 폐쇄…유령도시 된 워싱턴 DC

  • 3년 전
도로 막고 지하철역 폐쇄…유령도시 된 워싱턴 DC

[앵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다음 주로 다가왔습니다.

대통령 취임식은 새로운 시대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공존하는 축제의 장이죠.

그러나 지금 미국은 극도의 긴장감 속에 전례 없이 철저한 통제가 이뤄지면서 마치 유령도시를 방불케 하고 있습니다.

이경희 특파원이 현지 분위기 취재했습니다.

[기자]

해외에서 워싱턴 DC로 파견된 특파원들이 근무하는 내셔널 프레스 빌딩 앞 도로입니다.

백악관까지는 거리가 1km가 안 될 정도로 아주 가까운데요.

보시다시피 주변 차도가 모두 이렇게 통제되고 있습니다.

인근을 지나는 지하철역도 주말부터 전면 폐쇄됩니다.

취임식을 앞두고 사람들의 진입 자체를 막는 것입니다.

워싱턴 DC의 상징과도 같은 기념탑은 이미 폐쇄됐고, 대통령 취임식 때마다 수만 명이 몰려 축제를 즐겼던 내셔널 몰도 전면 폐쇄가 예고됐습니다.

취임식 준비의 초점이 폭력 사태 차단에 맞춰지면서 과거 취임식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철저한 통제는 취임식 이후에도 당분간 지속될 예정입니다.

"편의점에 다녀오는데 마치 유령도시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니면 어떤 끔찍한 일이 일어난 후의 영화 장면 같은 느낌입니다. 정말 이런 일이 여기에서 일어날 것이라곤 상상도 못 했습니다."

취임식이 열리는 국회의사당 주변은 전시를 방불케 할 정도입니다.

탄핵 정국까지 겹치면서 무장한 주 방위군이 의사당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취임식 특수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당초 이번 주까지 예정됐던 실내식사 금지 조치가 취임식 이후로까지 연장되면서 워싱턴 DC 내 식당들은 대거 문을 닫았습니다.

취임식을 앞두고는 가격을 올려도 일찌감치 예약이 다 차던 백악관 주변 호텔들도 손쉽게 예약이 가능합니다.

4년 전과는 너무도 다른 취임식 풍경에 미국인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진행되고 이렇게 해야만 하는 게 안타깝지만 이게 현재 미국 정치 본질의 현실인 것 같습니다. (지금의 분열은) 정말 끔찍한 일입니다. 어떻게 다시 통합할 수 있을지 좋은 답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미국은 충격적일 정도로 극심한 분열상이 확인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 취임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오는데요.

심화하는 분열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새로 들어설 정권이 풀어야 할 어려운 숙제가 될 전망입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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