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딸을 향한 20년의 추적…다큐멘터리 영화로

  • 4년 전
사라진 딸을 향한 20년의 추적…다큐멘터리 영화로

[앵커]

국내 처음으로 장기 실종 아동 사건과 그 수사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20년째 행방이 묘연한 딸을 찾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킬 전망인데요.

최지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00년 4월 4일, 여느 때처럼 유치원을 마치고 집 앞 놀이터에서 놀던 6살 준원양은 그날 이후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놀이터가 있던 자리에는 잡초가 무성해졌지만, 아버지 최용진씨의 시간은 멈춰 있습니다.

폐쇄회로TV 등 단서가 없어 목격자 진술에 의존했던 당시 수사, 경찰의 연락만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직접 수사 노트와 제보 기록을 빼곡히 써 내려가며 용진씨는 20년째 둘째 딸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포기할 수가 없죠. 어디 지나가다가 물건을 잃어버린 것도 아니고…가족이 있다가 없다는 그 고통은 가장 큰 고통인 것 같아요."

가능한 일은 다 해보자는 생각에 그는 7년 전 다큐멘터리 영화 제의에 응했습니다.

장기 실종 아동과 남겨진 가족의 아픔을 다룬 '증발'입니다.

서두르거나 꾸미지 않고, 김성민 감독은 6년여에 걸쳐 조심스럽게 용진씨의 삶을 따라갔습니다.

"사회에서 방치돼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실종 아동 문제가. 제가 믿고 있던 답은 공감할 수 있다면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억하신다면 관심을 계속 갖지 않을까…."

'증발'에는 준원 양 사건을 재수사 중인 전담 수사관도 함께 했습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다면 새로운 단서를, 돌파구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협조하게 됐습니다."

10년 이상 장기 실종 아동만 600여 명, 용진씨는 시민들의 관심이 기적을 만든다고 당부합니다.

"내 일처럼 관심만 가져주신다면 우리 아이들 다 가정으로 옵니다. 하루 빨리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연합뉴스TV 최지숙입니다. (js1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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