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연설서 피격사건 언급 없이 “사랑하는 남녘 동포”

  • 4년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김정은 위원장의 이 말.

문재인 대통령이 한 종전선언에 에둘러 화답한 거라면 왜 굳이 신형 무기를 과시하는 자리를 택한 걸까요.

또 그럴 거면 연락사무소는 왜 폭파했으며 우리 민간인은 왜 사살한 건지.

말과 행동이 딱 맞아떨어지진 않는, 대목이었습니다. 노림수는 무엇인지 강은아 기자가 분석합니다.

[리포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에게 감사한다더니 감정에 복받친 듯 갑자기 울먹거립니다.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우리 인민군 장병들이 발휘한 애국적이고 영웅적인 헌신은 누구든 감사의 눈물 없이는 대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치적을 과시하던 과거 당 창건일 연설과 달리 미안함과 감사함을 수차례 표현합니다.

연설문 옆에는 아예 하얀 손수건을 놓아뒀고 눈물을 닦고 안경을 다시 쓰는 장면이 화면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사랑하는 남녘'이라는 표현을 써서 남한을 딱 한 번 언급했습니다.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보내며 하루빨리 이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잡는…"

사실상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마무리하고 남북 관계를 개선하자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 위원장의 연설에서 미국은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형 ICBM을 공개하고 연설 중 '전쟁 억제력'을 강조한 것이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 위원장이 '고맙다'와 '감사하다'는 표현을 각각 12차례, 6차례 반복한 것에 대해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 내부 사정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태영호 / 국민의힘 의원]
"과연 저게 평양 시민들일까. 혹시 지방에서 다 데려온 분들이 아닐까. 이거는 상당히 오랜 기간 평양시에서 정상적인 배급이 이뤄지지 않아서 영양상태가 대단히 나쁘단 걸 의미하고 있습니다."

눈물까지 보였던 김 위원장은 열병식의 하이라이트인 전략무기들이 등장하자 함박웃음을 보였습니다.

채널A 뉴스 강은아입니다.

영상취재 채희재
영상편집 강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