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형제' 예견됐던 비극…"방임도 학대"

  • 4년 전
'라면 형제' 예견됐던 비극…"방임도 학대"

[앵커]

엄마 없이 집에서 라면을 끓이려다 변을 당한 인천 초등학생 형제는 일주일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였다면 이런 참변을 막을 수 있었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구하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형제가 어머니로부터 방치됐다는 의심 신고가 접수됐던 건 지난 2018년부터 모두 세 차례.

경찰 수사까지 이뤄졌지만 형제는 자신들을 방임해온 어머니와 분리되지 못했고, 계속 함께 살면서 형식적인 치료와 상담을 권유 받은 것 뿐입니다.

심지어 인천 미추홀구 복지사들이 형제를 전문 보육시설에 보내라고 여러 번 권했는데도 이들은 한 번도 정규 시설에 가지 못했습니다.

"알아서 키우겠다"는 어머니의 거부 때문입니다.

"자기는 돌봄 센터나 뭐 이런 곳에 보내지 않겠다, 라고 했다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아동학대가 명백할 경우 지자체에서 친권 상실을 청구하거나 대리 양육을 보낼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이를 강요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부모의 친권을 중시해온 사회통념 때문입니다.

"세 번이나 신고를 하는 경우도 흔치 않아요. 심각하다는 의미이거든요. 아이가 '난 엄마랑 지내고 싶어요'라고 하는 순간 이건 '훈육이었다' 정도로 처벌이 안 되는 사례도 너무 많아요."

형제가 사고를 당한 뒤 보건복지부는 취약계층 아동 점검에 부랴부랴 나섰습니다.

충분히 예견됐던 사고인 만큼, 사후약방문식 대책이 아닌 선제적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습니다.

연합뉴스TV 구하림입니다. (halimk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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