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핵무기는 김정은에게 팔 수 없는 집과 같아"

  • 4년 전
"트럼프, 핵무기는 김정은에게 팔 수 없는 집과 같아"

[앵커]

과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의 내용이 일부 공개됐습니다.

CNN 출신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의 저서를 통해서인데요.

워싱턴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죠.

이경희 특파원.

[기자]

네, 워싱턴입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첫 만남을 설명하면서 북한의 핵무기를 부동산에 비유했다고요?

[기자]

네, 15일 출간될 예정인 밥 우드워드 기자의 책 '분노'의 내용을 미국 현지언론들이 먼저 입수해 보도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을 처음 만난 뒤 받은 느낌을 우드워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는데 김 위원장이 똑똑함을 훨씬 뛰어넘는 사람이어서 매우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해줬다면서 특히 고모부인 장성택을 살해한 것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핵무기의 관계를 부동산에 비유해 평가했는데요.

"이는 집을 사랑하는 누군가와 정말로 비슷하다"며 그들은 이것을 팔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미국과 북한 사이에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졌던 때를 거론하며 미국의 새 무기 체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이전에 이 나라에 없었던 무기 체계인 핵을 구축했다"며 "푸틴과 시진핑이 이전에 들어 보지 못한 것들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후 우드워드 기자가 관계자들을 통해 미군이 새로운 비밀 무기 시스템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지만 세부 사항에 대해선 듣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과의 주고받은 친서는 연애편지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실제로 친밀한 관계를 드러내는 내용이 곳곳에 담겼다고요?

[기자]

네 예고한 대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의 내용도 일부 공개가 됐는데요.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하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쓰면서 친밀감을 표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소중한 기억으로 가지고 있다며 우리 사이의 깊고 특별한 우정이 어떻게 마법과 같은 힘을 발휘하는지 보여줬다고 적었습니다.

또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각하와의 또 다른 역사적 회담을 희망한다고도 밝혀 추가 회담 의향을 드러냈습니다.

또 다른 편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강력하고 저명한 정치가와 좋은 관계를 맺게 되어 기쁘다"고도 밝혔는데요.

앞서 있었던 북미정상회담을 "전 세계가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가운데 아름답고 성스러운 장소에서 각하의 손을 굳게 잡은 역사적 순간"이라고 회상하면서 "그날의 영광을 다시 체험하길 희망한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친서가 교환된 시점이 언제인지 정확하지 않지만 내용으로 봐서 2018년 6월 1차 정상회담 이후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회담이 개최되기 전으로 추정됩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받은 친서는 공개했지만 자신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는 '극비'라며 보여주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두 사람의 사진이 1면에 실린 뉴욕타임스를 김 위원장에게 보냈다는 사실은 알려줬는데요.

멋진 사진이고 굉장한 시간이었다고 적어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우드워드 기자의 책에는 미국 국내 정치 관련 내용도 담겼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가 확산 초지 이미 심각성을 알았지만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가 독감보다 훨씬 치명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위험성을 의도적으로 무시해 미국 국민을 오도하고 위협을 은폐했다는 건데요.

우드워드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7일 "코로나19가 매우 까다로운 것이고 다루기 힘든 것"이라고 자신에게 말했다면서 관련 녹취록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코로나19가 "대통령 임기 중 가장 큰 국가안보 위협이 될 것"이라는 보고를 받았다고도 밝혔는데요.

우드워드 기자는 이후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3월 19일에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대화도 공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황을 조성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위험을 경시하고 있다고 자신에게 말했다면서 역시 녹취록을 공개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과 어제, 놀라운 사실이 몇 가지 나왔다"며 "나이 든 사람만이 아니다. 젊은이들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러스의 위험을 여전히 경시하면서 그것이 사라질 것이라고 브리핑에서 말했지만 우드워드에게는 "끔찍하고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너무 쉽게 전염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을 공포로 내몰고 싶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저는 이 나라의 치어 리더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공황을 일으키고 싶지 않습니다. 국가로서의 힘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게 제가 한 일입니다"

위기 앞에서 침착하고 단호한 태도를 유지하려 한 것이었다는 설명이지만, 코로나19 대응이 대선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파장이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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