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선이 간다]“친구가 없어요”…잃어버린 학창시절

  • 4년 전


요즘 어린 아이들 모습 보시면 방역 수칙 잘 지켜야겠다는 생각 드실겁니다.

새 교복은 뜯어보지도 못했고 친구들 이름도 다 외우지 못했습니다.

스마트폰 문자만으로 '우정'을 만들 수 있을까요.

코로나 시대의 가장 큰 피해자가 돼버린 아이들을 제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학생들이 자유롭게 뛰어놀아야 할 학교 운동장이 이렇게 텅 비어있습니다. 요즘 집에만 있는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들어보겠습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영우, 처음 가본 학교는 안되는 것 투성이였습니다.

유치원 때는 신나게 놀기도 하고 말도 실컷 하고 했는데 말도 조금씩 해야 하고 생활속 거리두기도 해야하고

[인터뷰]
(생각나는 친구 말해줄 수 있어요?)
재영이, 음...준서...
그렇게 두 명.

친구들 이름을 마저 다 외우기도 전에 학교를 또 못가게 됐습니다.

9월 11일까지 다시 못가게 됐어요.
(그 소식을 들었을 떄 기분이 어땠어요)
다시 또 억울했죠.
코로나가 좀 없어졌으면 좋겠는데…

5학년 태호도 올 한해 학창생활을 통째로 잃어버렸습니다.

(체육도 온라인 수업 있어요?)
게임경기규칙 보는 건데
전에 만들었던 영상들 띄워주세요.

집중이 잘되기는 하는데좀 외로운 느낌이 있어요.
(학교를 몇 번 정도 갔어요?)
5번, 6번?
쉬는 시간에도 애들이랑 같이 가까이 있으면 안 되니까 잘 붙어 있지를 못해서
잘 놀질 못해요. 그냥 책 보거나 가만히 있어요.

하루 종일 집에 있다보니 본의 아니게 혼나는 일도 잦아졌습니다.

자세 똑바로 앉아, 경청 해야지, 딴 짓 하면 안 돼, 얼른 필기해.
잔소리를 계속 하게 되니까.

친구를 사귈 기회조차 없는 게 엄마로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몸으로 땀 흘리고 노는 게 아니라 인성이 제일 걱정이 되고요. 너무 혼자만 있게 되다 보니까
그 부분이 제일 걱정이고…

올해 태어나서 처음 교복을 입는 중학생이 된 태희.

[현장음]
(포장도 안 뜯었네요?)
입학식을 제대로 못해서
동복을 못 입고…

또래친구가 가장 좋을 나이인데.

(학원에서는 친구들 좀 만나요?)
아니요.코로나 때문에 따로따로 떨어져 앉다 보니까 말도 제대로 못 섞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스마트폰 문자가 유일한 소통 수단이지만 무언가 아쉬움이 남습니다.

부모님께서 핸드폰을 가져가시니까 저녁 시간에 잠깐 잠깐 (문자메시지)
확실히 약간 감정을 잘 못 느끼는 거 같아요.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도 감정 제대로 안 실려 있는 느낌을 받고 화를 내도 장난 식으로 말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평범한 학창생활은 도대체 언제쯤 오는 걸까요.

[엄마 인터뷰]
짠해요. 마냥 즐겁게 다니고 친구들과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좋은 시긴데 그걸 못하고 있고

(학교는 영우한테 어떤 곳이에요?)
저한테 아주 소중한 곳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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