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13개 혐의 중 강제추행만 기소의견…부실수사?

  • 4년 전
오거돈 13개 혐의 중 강제추행만 기소의견…부실수사?

[앵커]

시장 재직 시절 부하직원을 성추행하고 스스로 물러난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넉달만에 마무리됐습니다.

경찰은 수사기록이 4,000 페이지를 넘고, 관련자 60명을 조사했다며 철저하게 수사했음을 강조했는데요.

정작 오 전 시장에 대한 13개 혐의 가운데 '강제추행'만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부실수사 논란이 예상됩니다.

고휘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4월 23일 갑작스럽게 기자 회견을 열고 부산시장직에서 물러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퇴 이유로 부하직원을 추행한 점을 들었습니다.

"저는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습니다."

경찰은 오 전 시장 사퇴 당일부터 내사에 착수했고, 이후 전담팀을 꾸려 정식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4개월 정도의 수사를 벌인 경찰은 25일 오 전 시장에게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경찰은 시민단체들의 고발로 제기된 직권남용, 채용 비리,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12개 범죄는 뚜렷한 혐의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사퇴 시기를 총선 이후로 조율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경찰은 오 전 시장측이 먼저 시기를 정하진 않은 것으로 봤습니다.

지난해 한 유튜버가 제기한 또 다른 직원을 성추행한 의혹도 당사자로부터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오 전 시장을 둘러싼 13개 혐의 중 경찰이 인정한 건 '강제추행' 1건인 셈.

4,000페이지가 넘는 수사 기록과 약 60명에 달하는 관련자 조사에도 오 전 시장이 스스로 인정한 성추행 1건만 송치되자 부실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도 일부 제기되고 있습니다.

부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수사전담팀은 모든 수사력을 동원해 밑바닥부터 저인망식으로 수사했다"며 "각종 의혹이 많이 제기됐지만, 사실상 언론 보도 외에는 증거나 증인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경찰은 인터넷에 비방 댓글을 작성하는 등 피해자의 명예훼손과 관련한 22명을 입건해 일부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고, 2차 피해 관련 수사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take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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