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에 맞보복…"청두 美총영사관 폐쇄하라"

  • 4년 전
중국, 미국에 맞보복…"청두 美총영사관 폐쇄하라"

[앵커]

미국의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폐쇄에 맞대응을 예고한 중국이 결국 보복 조치를 내놨습니다.

우한과 홍콩도 거론됐지만 청두 미국 총영사관을 폐쇄대상으로 낙점했는데요.

두 강대국이 '장군멍군'식으로 치고 받으면서도 최악의 카드는 피해, 확전과 봉합의 갈림길에 선 양상입니다.

이봉석 기자입니다.

[기자]

중국 외교부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설립과 운영 허가를 철회하면서 미국 측에 모든 업무와 활동을 중지하라고 통보했습니다.

미국의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폐쇄에 대한 맞보복을 예고한 지 이틀 만입니다.

"중국이 취한 조치는 미국의 정당하지 않은 행동에 대한 합법적이고 필요한 대응입니다.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규범, 외교 관례에 부합하는 조치입니다."

당초 코로나 사태 이후 부분 폐쇄된 우한 미국 총영사관이 중국의 카드로 거론됐지만, 우한 대신 전략적으로 중요한 청두를 택함으로써 강력한 일대일 대응 의지를 천명한 셈입니다.

하지만 홍콩을 건들진 않으면서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청두 미국 총영사관은 쓰촨과 윈난 등 남서부 지역을 관할하고 티베트자치구 문제에도 관여하고 있습니다.

결국 미국이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를 통해 중국에 기술 도둑질을 멈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면, 중국은 내정 간섭을 멈추라고 미국을 간접 압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미국은 독립을 요구하는 티베트와 신장위구르자치구 내의 인권 문제를 대 중국 압박 수단으로 써왔습니다.

청두 총영사관은 또 과거 미·중 간 충돌이 벌어진 곳이라는 점에서 더 관심을 끕니다.

2012년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의 최측근 왕리쥔이 이곳으로 뛰어들어 망명을 요청한 뒤 양국은 왕리쥔의 신병 인도 문제를 놓고 충돌했는데, 이 사건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대 정적이던 보시라이 전 서기의 몰락을 낳았습니다.

한편,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곳도 폐쇄할 수 있다고 공언한 바 있어 미·중 간 총영사관 폐쇄 신경전은 더 격화하느냐 휴전에 들어가느냐 갈림길에 선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 이봉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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