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 뚜껑 닫고, 접촉자 메모하라” 日 대책에 국민 분통

  • 4년 전


아베 일본 총리가 결국 국민들에게 머리를 숙였습니다.

내일까지였던 긴급 사태 기간을 연장하면서 수습을 빨리 못했다고 사과했는데요

그런데 그러면서 내놓은 추가 제안 때문에 국민들이 더 화가 났습니다.

도쿄 김범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체육관에 흰 가림막이 빽빽하게 세워졌습니다.

감염자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 임시 병상을 마련한 겁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한 달 만에 긴급 사태를 끝내지 못한 데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아베 총리는 대국민 사과와 함께, 방역에 협조해 달라며, 국민들에게 새로운 생활 양식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밥 먹을 때 나란히 앉기, 쇼핑은 온라인으로, 변기 뚜껑은 닫기 등 이미 실천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특히, 누구와 접촉했는지 메모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는데, 국가가 해야 할 역학 조사를 개인에게 떠넘긴다는 불만이 터져나왔습니다.

[마쓰다 유카 / 직장인]
"국가가 보호해줘야 하는 것도 지금 안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검사 건수 부족 지적에 대해서도 뒤늦게 인구 10만 명 당 검사 건수가 적음을 인정하고 검사 기준을 완화할 뜻을 밝혔습니다.

[오미 시게루 / 전문가회의 부좌장]
"다른 나라에 비해 늦었어요. (그 이유는) 일본은 사스, 메르스 사태가 없었기 때문에 (준비를 못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과 대만과 달리 일본은 20세기 아날로그 행정에서 벗어나지 못해 선진 대처를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범석 특파원]
긴급 사태 선언 연장으로 인한 경제 손실이 265조원이라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오사카에서는 아베 정부의 대처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며 자체 행동에 나설 것도 시사했습니다.

도쿄에서 채널A 뉴스 김범석입니다.
bsism@donga.com

영상취재: 박용준
영상편집: 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