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배후에 K팝"…칠레 정부 보고서 억지 주장

  • 4년 전
"시위 배후에 K팝"…칠레 정부 보고서 억지 주장

[앵커]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으로 촉발된 칠레 시위와 K팝, 언뜻 연결고리를 찾기 힘든 조합인데요.

칠레 정부가 시위 사태에 K팝의 영향이 미쳤음을 시사하는 보고서를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멕시코시티에서 고미혜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시위 사태가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칠레에서 정부가 최근 인터넷 빅데이터를 분석한 112쪽 분량을 보고서를 검찰에 제출했습니다.

지난 10월 시위가 시작된 후 한 달여간 소셜미디어 등에 등장한 시위 관련 언급 6천만 건가량을 분석한 보고서입니다.

폭력 시위 등을 선동한 게시물 중 칠레 밖에서 생산된 것들이 상당하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요 내용인데 이 보고서에 뜻밖에 K팝이 등장합니다.

보고서는 시위와 관련해 소셜미디어에서 주로 영향력을 행사한 이들을 다섯 개 그룹으로 나눠 소개했는데 러시아·베네수엘라 언론, 칠레 유명 연예인 등과 더불어 'K팝 팬들'이 이 중 하나로 제시된 겁니다.

보고서는 이들 젊은 이용자들이 시위 초기 8일간 400만 건 이상의 리트윗을 통해 시위 동참을 유도했으며, 주로 정부의 인권 침해 등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많이 냈다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이 공개된 뒤 칠레 야당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터무니없는 보고서에 세금을 낭비했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칠레 K팝 팬을 비롯한 네티즌들은 조롱으로 응수했습니다.

K팝 아이돌의 공항 사진을 올리고 "시위 사태 주범들의 입국 장면"이라고 적는가 하면 K팝 스타들이 자주하는 손가락 하트 제스처를 "새 혁명 인사법"이라고 소개하기도 합니다.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보고서 작성에 세금이 투입되지 않았다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멕시코시티에서 연합뉴스 고미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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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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